조사료 품귀 조짐…수급 비상
조사료 품귀 조짐…수급 비상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1.11.26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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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생산국 작황 부진·글로벌 물류 대란

이상 기후로 수확량 감소
옥수수로 대체 농가 급증
가격 덩달아 지속 오름세
코로나 여파 물류도 정체

조합원 간 확보분쟁 빈발
조합에선 번호표도 발행
국내서도 호남 제외하곤
작황 저조…대책 서둘러야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우리나라의 주요 조사료 수입국인 미국의 이상기후에 따른 수확량 감소에 미국발 물류대란까지 가세하면서 조사료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지에서 작황 상황이 나빠지면서 지속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물류대란 선박 우선순위에서 밀려 입항까지 지연되자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11월 말 현재 입고 예정인 물량은 이미 7월에 들어왔어야 할 물량으로 입항 지연이 지속되면 연내 계약 물량 입고가 어려운 상황이 빚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가격 상승…입항지연 이중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물류대란 이전,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국인 미국의 이상기후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해 옥수수로 대체 수확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했다. 

관련 기관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톤당 320달러였던 미국산 에뉴얼 1등급 가격은 10월 기준 375원으로 올랐으며 1등급 톨페스규는 380달러에서 420달러, 티모시는 587달러에서 676달러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산 연맥도 450달러에서 485달러로 오르는 등 10%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대란이 겹치면서 입항까지 지연되자, 농가들의 불안감은 더욱더 고조되고 있다. 

한우산업관계자는 “가격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수입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구매 불가 상태에 놓였다”라면서 “물류대란까지 빚어져 올해 계약한 물량이 연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지면서 더 상황이 나빠졌다”라고 말했다. 

 

# 물량부족으로 제한 공급

경북 김천에서 한우 사육을 하는 A씨는 최근 조합에 입고된 조사료를 공급받으려고 번호표를 받았다. 그가 받은 번호표에는 공급일과 1인 1개라는 공급물량이 적혀있었다.

조사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조합에서 조합원들에게 조사료 공급을 위한 번호표를 발행한 것이다. 

A씨는 “조사료가 입고됐다고 해서 조합을 찾았더니 1인 1개라고 쓰인 번호표를 나눠주고 1개의 티모시를 받을 수 있었다”라면서 “조사료 확보를 위해 조합원 간의 분쟁이 일어나자 조합이 개수 제한을 두고 번호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는 지역 내 낙협에서도 조사료를 수급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A씨는 “수입 건초는 젖소 농가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인근 낙협에는 재고 물량이 있어, 물량이 남는 경우에는 조합원 외 축산농가에도 공급했었지만, 현재는 사정이 비슷하다”라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물량을 가지고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우 농가의 경우에는 송아지~육성우 시기에 주로 수입 건초를 먹이고 이후에는 볏짚을 위주로 먹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 국내 조사료 상황도 ‘빨간불’

한우농가의 수입 조사료 대안은 국내산 조사료(볏짚)이다. 그러나 올해 잦은 비로 인해 국내 조사료(볏짚) 수급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일부 지역에서만 제대로 된 조사료가 생산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조사료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국내 수급 상황과 더불어 수입 대체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국내 조사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김종영 한국조사료연구원장은 “포천, 철원 등 한수 이북지역과 강원도에 주로 공급을 해왔던 평택 지역 등에서 올해 조사료 생산 작황이 좋지 못했다”면서 “강수량이 적었던 전라도 지역으로 물량이 쏠리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예상 수확량의 1/3가량이 비에 젖었기 때문에 올해 조사료 품질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김 원장은 “조사료를 생산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라면서 “퀄리티에 맞는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년까지 기다려야

올 하반기 들어서면서 조사료 문제가 대두됐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없어 축산농가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조사료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웃돈까지 쥐어주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오히려 시장이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상황이 지속되면 축산농가의 생산비만 올라가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면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모으고 있다. 

특히 현재 정부가 미질향상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볏짚 환원 사업을 중단해 조사료포를 더 확보하면 내년도 조사료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축산농가에서 일부러 조사료를 비축하려고 하면 가격이 상승하는 등 결국엔 농가 부담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국내산 조사료 확충을 위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볏짚 환원사업 등을 일시 중단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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