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브이씨 기업부설연구소 이서용 부장에게 듣는다
시제품 「바이오백 케이」 생산…눈 앞으로

검역본부와 협업 결과물
국내 유입 가능한 ‘O+A’형
광범위한 방어효과 입증
상업화 시기에 업계 관심

접종부위 국소반응 최소
이상육 발생률 절반 이하
접종량 줄여도 차이 없어
부작용 상당히 개선될 것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전경. 에프브이씨와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전경. 에프브이씨와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한국은 구제역 백신 정책을 펴고 있다. 돼지와 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가축은 구제역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소·돼지 구제역 백신 시장 규모만 해도 연간 약 4500만 마리분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구제역 백신은 다국적 백신회사가 제조한 3종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센터는 동물의약품 개발·제조업체 에프브이씨(FVC)와 손잡고 공동연구에 착수, 한국형 구제역 백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에프브이씨의 시제품 가칭 ‘바이로백 케이(VirovacⓇK)’가 빛을 보며 백신의 상업화 시기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프브이씨 기업부설연구소 이서용 부장으로부터 한국형 구제역 백신의 개발 현황과 상업화 계획 등을 일문일답식으로 들어봤다. 

 

-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방역당국은 지난 2011년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구제역 백신 국산화 추진 방침을 밝히고 한국형 구제역 백신 연구에 착수했다.

지난 2015년 검역본부 내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준공에 이어 2016년부터 본격적인 구제역 백신 연구에 돌입했고, 동물실험을 위해 2016년 생물안전 3등급, 2017년 동물실험 생물안전 3등급, 2018년에는 대량배양 생물안전3등급 시설 인증을 획득했다.

또 2020년 1월에는 100ℓ 리액터 배양기에서 구제역 백신 항원을 생산, 녹십자수의약품 GMP시설에서 병입공정(F&F)을 진행해 지난해 말 에프브이씨의 한국형 구제역 백신 시제품이 탄생했다. 

현재 검역본부와의 협업을 통해 우수한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 한국형 구제역 백신, 뭐가 다른가. 

시제품 한국형 2가 백신은 국내에서 분리한 구제역 바이러스로 만들었다. O형은 보은주(BE), A형은 연천주(YC)를 이용했다.

보은주는 아시아에 유행하는 주요 바이러스인 SEA, ME-SA, Cathay 등 국내에 유입 가능한 O형 바이러스에 대해 광범위한 방어 효과를 나타냈고, 연천주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A22 IRQ 백신과 동등한 효능이 확인됐다. 특히 보은주는 12.51PD50, 연천주는 15.59PD50 이상의 역가를 확보하는 등 기존 제품 대비 항체 형성률이 동등 이상임이 확인됐다. 

아울러 한국형 구제역 백신은 접종량을 2㎖에서 1㎖로 줄여 접종부위의 국소반응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시험결과에 따르면 기존 백신의 이상육 발생률은 50% 이상인 반면 시제품의 이상육 발생률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또 접종량을 반으로 줄여도 효능에 차이가 없다는 논문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목심 등 구제역 백신 접종부위의 이상육 발생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국내 양돈농가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또 다른 기대효과는.

한국형 구제역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에 있다. 중간 유통과정이 생략됨에 따라 백신 단가를 낮출 수 있어 농가 생산비 절감효과를 꾀할 수 있다. 효과는 동등 이상인데 단가는 낮으니, 한 마디로 가성비가 높다.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센터에서 개발한 구제역 백신 MSC(Master Seed Cell) 및 MSV(Master Seed Virus) 통상 실시권을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가령 국내에서 접종 중인 백신과 다른 타입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백신센터에서 보유 중인 항원으로 바로 다른 타입의 백신 생산이 가능해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 향후 계획은.

피내 접종용 백신 기술개발을 통해 근육에서 피내로 접종 부위를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경우 높은 면역효과와 함께 접종부위 이상반응 최소화 등으로 백신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향후에는 한국산 구제역 백신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2가 백신(보은주+연천주) 외에 해외 수출용 2가 백신(PanAsia2+A22)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인근 아시아지역에 구제역이 빈발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이 타깃이다.

오는 2024년 구제역 백신 국산화 완성으로 수입물량의 50% 이상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달성키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