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다 보면 얻는 것 더 많아
“나만 잘 살겠다”는 생각 잘못
환경 개선해야 지속 가능 달성
농가들 나눔 확산 동참 바람직

박기환 기환목장 대표.
박기환 기환목장 대표.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나누고 또 나누다 보면 언젠간 진심이 통한다. 기본을 지키고 또 지키다 보면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나눔축산운동에 후원 농가로 참여하고 있는 충남 아산 기환목장 박기환 대표는 “나눔축산운동은 축산농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눔이라는 것을 실천하면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박기환 대표는 “조합에서 나눔축산운동이라는 것을 홍보하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가 나눔축산운동은 확산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합에 강조하기도 한다”면서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축산농가에 꼭 필요한 기구”라고 말한다. 
그는 규제가 없던 시절부터 환경과 관련된 각종 규제가 진행 중인 현재까지 쭉 젖소 사육을 이어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농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을 나눔축산운동본부가 나서서 해주고 있으므로 운동이 더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1984년도에 젖소 2마리로 낙농업을 시작한 뒤 한길만 38년째 걸어온 박 대표. 지금까지도 산전수전 다 겪으며 낙농업을 이어왔지만 2026년 유제품 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막연한 두려움이 더 커졌다.
박기환 대표는 “38년을 낙농업을 해왔지만 2026년 관세 제로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겪어보지 않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두렵다”라면서 “농가가 스스로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대비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도움을 받아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때문에 박 대표는 축사 환경과 젖소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2년 전 축사를 이전했다. 구 축사에서는 허가와 무허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낙농업을 영위해왔지만, 아들이 낙농업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새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박기환 대표는 “내 나이 60에 십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서 새로 축사를 짓고 새로운 환경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구 축사의 상황에서는 지속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면서 “특히나 아들이 함께하고자 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환경개선에 더 힘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개방화 시대에 외국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깨끗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원유를 생산해야 해야 한다는 박 대표. 
이런 이유에서 박 대표는 기존 축사의 단점을 모두 보완해 신규 축사를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더 큰 비용이 투자됐지만, 2년간 목장을 운영해본 결과 전혀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게 증명됐다는 박 대표는 “구축사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산으로 둘러싼 환경에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과 축사를 이어 붙이다 보니 바닥이 고르지 못해 소들의 발굽에 무리가 가는 점이었다”면서 “신규 축사는 고를 높이고 사면이 열릴 수 있도록 설계하는 한편, 바닥 공사에 공을 들여 전체 면적을 고르게 다져, 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 덕분인지, 젖소의 발굽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박 대표는 “구 축사에서는 1년에 2~3회 발굽을 삭제하고 관리해야 했었는데, 현재 축사로 이전한 후에는 3개월 차에 한 번 삭제하고 지금까지 아무 무리 없이 생활하고 있다”면서 “통풍이 잘되어 바닥이 잘 마르고, 바닥 면이 평평하게 유지되면서 소들도 더 안정적이고 안락한 생활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목장 생활도 달라졌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에 두 번 착유하는 일은 변함없지만, 착유시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소요시간을 단축시킨 것. 
하루 두 번 40분 내외로 60여 마리를 착유한다. 박 대표는 “낙농가들이 1년 365일 목장에 메여있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틈새의 유휴 시간도 많이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회사원처럼 생활할 수는 없지만, 시간을 쪼개 활용한다면 충분히 자신의 생활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철학을 2세에게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목장주가 곁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기환 대표는 “아들이 목장을 함께하고 싶다고 했을 때 조건부 승낙을 했다”면서 첫째는 목장에서 주거할 것과 두 번째 사람을 고용하지 않을 것 이 두 가지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목장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또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라는 그는 “원칙을 벗어나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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