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정부는 탄소 중립을 이야기하면서 ‘식생활’ 전환 등을 전제로 축산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국민들의 식생활이 ‘육식’ 위주였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식단이 육류를 중심으로 짜여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할리우드 스타 배우이자 기후운동가인 리오나도 디캐프리오의 말처럼 기후위기와 싸우는 가장 영향력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과연 우리의 식량 시스템을 ‘채식’ 중심으로 바꾸는 것일까?

 

배양육과 무슨관계?


한우협회 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광복 76주년을 맞은 2021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는 54.3kg으로, 쌀 소비량 57.7kg의 94% 수준까지 근접했다. 2000년 이후 육류는 매년 1.12kg씩 늘어나고 있는 반면 쌀은 1.8kg씩 감소하고 있다. 
이 상태로라면 육류가 조만간 쌀의 소비량을 넘어설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우리의 식단이 육류 위주이고, 우리가 일부의 주장대로 과도한 육류를 섭취하고 있는 것일까? 그 때문에 우리의 식생활이 기후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일까?
가축 사육이 기후 위기를 조장하고, 인간이 먹을 식량을 빼앗아 개발도상국의 기아를 부채질하고, 지구상의 몇 프로도 되지 않는 수자원을 두고 인간과 경쟁한다는 주장은 일부의 의견이다. 그와 반대의 주장도 강하게 제기된다. 
때문에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소수의 편견에 따라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집행되면 숱한 모순을 남발하게 된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이번 탄소중립 중 축산부문의 한 예인 ‘대체 가공식품 이용 확대’가 그렇다. 배양육과 식물성분 고기를 권장함으로써 동물성 식단을 식물성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엔 축산업이 기후위기를 조장하고, 배양육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는 편견이 깔려 있다. 
그러니까 정부의 정책을 음미해 보면, 가축은 인간이 먹을 식량을 모조리 먹어대며 트림으로 메탄을 배출해 지구온난화를 조장하고, 여기저기 분뇨를 배설하면서 지구를 오염시키는 오염원이다. 
따라서 이러한 오염원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아예 가축이라는 존재 없이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뜻이고, 여기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축산업이 오염을 야기하고 기후 위기를 조장한다는 일부의 편견은 축산업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지만 당국자들의 무지와 게으름의 후유증은 갈수록 도를 넘어선다. 지금 당국자들의 속내대로라면 아예 국내 축산업을 없애고 사다 먹는 것이 다할 나위 없이 좋을 듯하다. 
탄소중립과 배양육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정부의 설명대로 배양육이 탄소중립에 어떤 도움이 될런지 한 번 따져보자.
배양육을 생산하는 방법과 관련 발간된 <2015년 미국 배양육 생산을 위한 시험관 바이오매스 배양의 생애 주기 예측 분석>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4단계를 거친다. 
첫째, 배양육을 만들 때 필요한 펩타이드와 전분을 생산하기 위해 콩과 옥수수를 키워서 가공한다. 둘째, 비타민과 미네랄도 있어야 하는데, 따로 추출하고 격리하고 가공해야 한다. 옥수수에서 얻은 글루코스를 아미노산과 기본 배양액으로 전환하고 나면, 원재료를 동물에서 추출한 세포와 함께 특별 시설로 운송한다.   

 

시스템 변화가 우선


셋쩨, 커다란 생물 반응기를 배양액으로 채우면 암모니아가 가득 차기 때문에 곧 분출돼야 한다. 동물이 기증한 세포들은 첫 72시간 동안 증식한다. 거기에 글루코스, 산소, 글루타민의 혼합물을 첨가하면 세포가 더 증식하게 된다. 
이 혼합물이 소의 태아 혈청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건들은 실험실 배양육을 비건 인증된 식품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넷째, 콩 가수 분해물 농축액이 첨가되면 혼합물에서 알라닌, 암모니아, 젖산염이 생긴다. 혼합물은 그 후에 동물 조직의 구조를 모방한 지지체에서 자란다. 
<신성한 소>의 저자인 다이애나 로저스는 “이상적인 낙관론자들은 실험실 배양육이나 수경 재배한 고기와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세계 식량 수요의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지속 가능하고 자연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이라고 홍보하지만 틀린 말”이라고 강조한다. 
이 과정은 토양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거나 공짜 에너지 공급원인 태양을 활용하지 못해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양육의 경우엔 실험실을 만들어야 하고 이런 프로젝트에는 대규모 에너지가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뜻이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조명을 켜고, 생물 반응기를 돌리고, 환기와 배양조직의 온도 조절, 오염에 취약한 배양조직의 적절한 유지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살균 작업 등 이런 과정을 거쳐서 소량의 바이오매스를 얻으려면 막대한 양의 물도 필요하다. 
정말 정부가 탄소중립과 축산업을 연관시키고 싶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배양육 등이 아니라 축산업 시스템을 자연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경종농업과 축산업이 연계함으로써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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