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하는 마음 갖자 주변에서 인정”

도시화로 이전 고민할 때
마을 이장은 남기를 권유
평소 주변 환경정화 앞장
먼저 나서자 주민들 호응
‘나눔이란 공감하는 자세’

이현택 대표.
이현택 대표.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축산농가가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고 많다.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논, 밭에 로터리를 치는 일부터, 제설 작업까지 목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기들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한해 두 해 일을 진행하다 보니 이제는 습관처럼 마을 일들을 챙기는 것이 당연하게 됐다.”
이현택 구름송이 목장 대표는 이같이 말하면서, 농업농촌에서 경종 농가와 축산농가는 공생의 관계로 서로를 돕고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나눔축산운동에 동참한 이현택 대표는 1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대를 이어 낙농업에 뛰어들었다. 2세 낙농인으로 집과 붙어있는 축사에서 젖소를 기르며 낙농진흥회에 원유를 납유했던 이 대표. 무탈한 나날을 보내다 무허가축사 양성화 과정에서 큰 위기가 닥쳤다. 
당시, 구 축사의 무허가 부분을 적법화하기 위해 측량을 한 결과 착유장이 측량 범위에서 벗어나면서 적법화가 어려웠기 때문.
이에 이 대표는 무허가축사 적법화 때문에 축산업을 포기하거나, 마을 밖으로 축사를 이전하려 했었다.
이현택 대표는 “운동장이나 축사 일부분이었다면, 뜯어내고 보완했을 텐데 하필이면 착유장의 절반 이상이 측량 범위 밖으로 넘어갔다”라면서 “폐업을 할 것인가 새로운 부지에 신규로 목장을 건립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이때, 이 대표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마을 이장님의 간청이었다. 
진천이 점차 도시화 되고,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이전, 진천 선수촌 등의 입지 조건상 더 이상 신규 축사 허가가 어려워지자, 타 도시로의 이전을 고민하던 이 대표에게 마을 이장이 마을에 남을 것을 권유한 것. 
이 대표는 “마을에 유일한 축산농가이자, 가장 많은 농업 관련 기계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마을에 쓰임이 있던 터라, 마을에서 목장을 이전하는 것보다 마을에 남아 계속해서 축산업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면서 “여러 뜻을 받아, 한우를 기르던 축사를 정리하고 착유장을 새로 지어, 마을 내에서 축사를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목장을 떠나지 않도록 한 것에는 이 대표의 지난날들 노력이 힘을 보탰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특성상 눈이 오게 되면 제설 작업이 쉽지 않은데, 이현택 대표는 집유차의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먼저 나서 늘 눈을 치웠다. 
이 대표는 “도시와 같이 도로나 진입로 정비가 잘되어있는 곳은 제설 작업을 지자체에서 직접 해주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농촌에는 트랙터가 있는 집에서 기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덕분에 마을의 제설 작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의 궂은일들을 스스로 나서 해결하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 대표는 “축산농가 인근의 농가들은 자연스럽게 분뇨 냄새나 잦은 축산 관련 차량의 통행 등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축산농가가 먼저 나서서 상생하고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환경정화와 미화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목장 이전과정에서 축대를 쌓고 환경미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이현택 대표는 “축대를 쌓아 경계를 만들고 진입로부터 꽃 등 환경미화에 신경 쓰면서 예정된 예산보다 더 큰 비용을 지출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아직까진 민원이 없지만, 목장 주변에 민가들이 늘어나면서 잠재되어있는 불안감에 더욱더 나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지금껏 해온 바와 같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이 대표. 그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축산환경 때문에 축산농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남은 농가들이라도 힘을 모아 축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상기시켜주고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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