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맥가격 12주 상승
쿼터 부과 논의에 불안 가중

곡물 시장을 둘러싼 대외여건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의 방향성 잡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원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은 새로운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원유 공급 부족을 우려해 국제 유가는 급등했으며 지난 5일 자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 당 78.93달러로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빠듯한 공급으로 인해 증산 속도를 더 높여야만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원유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 7월에 합의했던 증산 속도를 오는 11월에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원유뿐만 아니라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세계 경제를 둔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미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를 놓고 미 의회는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은 셧다운(연방 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강해졌으며 곡물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은 상당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중서부 옥수수와 대두 산지 양호한 날씨로 수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 또한 시장 가격을 약세로 이끄는 요인이 된다. 10월 3일 기준 미국의 옥수수 평균 수확률은 29%로 작년 동기 대비 5%p, 최근 5년 평균 대비 7%p 앞섰다. 대두 평균 수확률은 34%로 작년 동기 대비 1%p 뒤처졌으나 최근 5년 평균 대비해서는 8%p 앞서있다. 수확 시즌 계절적 하락 요인에도 불구하고 옥수수와 대두는 예년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가파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소맥 시장에 동조하는 현상을 보인다.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의 소맥 생산 부진과 수출 감소, 해외 바이어들의 견고한 수입 수요는 시장에 상당한 부담감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거래되는 소맥 선물가격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서 거래되는 소맥 선물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공급 제한과 수요 확대로 인해 세계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의 소맥 수출 가격은 12주 연속해서 상승했다. 러시아는 현재 주간 단위로 소맥에 대한 수출세를 탄력적으로 부과해오고 있는데 수출세의 인상 정도가 상당히 가파르다. 10월 6일부터 12일까지의 소맥 수출세는 톤 당 57.8달러까지 올라있다. 러시아 정부가 소맥에 대해 수출 쿼터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져 시장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와 더불어 카자흐스탄의 소맥 생산 전망도 좋지 못하다. 미국 농무부는(USDA)는  2021/22 시즌 카자흐스탄의 소맥 생산량이 1250만 톤으로 지난 시즌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의 소맥 단위당 수확량은 지난 시즌 헥타르 당 1.18톤에서 0.98톤으로 줄었으며 생산성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베키스탄도 소맥 생산량이 8%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와 세계 소맥 공급 불안정은 심화하겠으며 소맥을 중심으로 곡물 가격의 상승 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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