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돈인 결집…옥죄는 각종 규제 적극 대응을

가축전염병 악취 문제 등
개별 농가만으론 힘 벅차
합리적이고 구체적 접근
필요하면 과감한 결단을

체계적인 품질 개선 통해
외국산과 더욱 차별화를
외국인 노동자 영상 교육
저지방 부위 소비 확산케

대한한돈협회 회장 후보자 4명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소견발표회를 개최했다. 충북 합동 소견발표회 전경.
대한한돈협회 회장 후보자 4명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소견발표회를 개최했다. 충북 합동 소견발표회 전경.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대한한돈협회 제20대 회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뜨겁다. 한돈협회는 공식 회장 선거운동을 11일 마감하고, 12일 투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돈협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활동을 한층 강화했다. 우선, 협회 홈페이지에 “회장 후보자에게 질문해주세요”라는 게시판을 만들었다. 이 게시판에는 선거권 보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익명으로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질문 게시판은 축산업계 첫 시도로, 현장과 소통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준길 위원장은 “한돈산업은 ASF 등 가축전염병과 악취 등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은 개별농가 힘으로는 어렵다”며 “한돈협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앞으로 4년 동안 농가를 대표하고 한돈산업을 이끌어갈 리더를 뽑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의 선거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고 같은 지역 사람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소통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 일환으로 협회 홈페이지와 도협의회를 통해 질문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는 질문 게시판, 순회 간담회 등에서 거론된 ‘차기 한돈회장에 대한 주요 바람’을 정리했다. 집계 결과 한돈협회 위상·역할 재정립, 가축전염병 정책 개선, 한돈 품질 향상 노력에 관한 요구 사항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차기 한돈협회장은 이러한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한다. 

 

# 제20대 회장 선거 방식

이번 회장 선거(제48차 대의원 임시총회)는 오는 12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실시한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10시부터 권역별로 분산 투표한다. △충청(10시~10시 40분) △전라(10시 40분~11시 20분) △경상(11시 20분~12시) △강원/제주(13시~13시 30분) △경기(13시 30분~14시 ) △임원(14시~14:30)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의원들은 유성호텔에서 해당 시간에 투표하고 귀가하면 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한돈산업의 미래를 말하다’란 주제로 후보자 온라인 정책 토론회 를 개최했다. 손종서(1번)·장성훈(2번)·손세희(3번)·이기홍(4번) 후보자들의 토론회 내용을 유튜브에 올려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같은 달 24일 시작한 후보자 전국 순회 소견발표회는 지난 7일 경기도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후보자들은 문자·카톡·동영상 등을 활용해 마지막까지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 협회 위상·역할 재정립

현장에서는 한돈협회가 현재 농가를 대변·보호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장 규제가 부쩍 늘어나는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고,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회장이 되길 기대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협회를 중심으로 농가가 결집해야 하며, 이를 위해 회장의 역량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협회가 역량에 비해 권리 주장을 못 하는 것 같다”며 “농가가 하나 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과 계획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필요하면 과감하게 단체 행동을 할 수 있는 회장이길 기대한다”며 “직접 아스팔트 농사도 짓고 언론을 활용해 불합리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협회 직원과 협회장의 전문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B 씨는 “한돈협회 직원들은 농가를 선도해야 한다”며 “ASF 발생 이후 농가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비전 제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C 씨는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바뀌지 않는 한돈산업의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안에 묻혀 비전 점검과 실행이 늦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안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대처와 함께 장기 비전을 지속해서 달성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 가축전염병 정책 개선

SOP에도 없는 강화한 ASF 방역으로 인해 농가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우선, ASF 양성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 시 반경 10km 이내(방역대) 사육돼지에 대한 의무 채혈 개선을 주문했다. 이는 실효성 없는 행정편의주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회장은 농식품부와의 협상을 통해 방역대를 반경 3km 이내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D 씨는 “채혈을 할 때마다 모돈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농장 입장에서는 야생멧돼지나 채혈인력이나 위험하긴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또 “ASF 피해농장은 몇 년 동안 강제 휴업시키고, ASF 피해 지역은 권역 외로 돼지 출하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차기 회장은 이러한 불합리한 요인을 개선해 주길 기대한다. 농가들이 재산권을 당당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기 회장은 별다른 효과는 없으면서 거추장스러운 거점소독시설, 사료 환적장 등을 없애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관리도 어려울 뿐만아니라 오염원이 집중 공유하는 거점소독시설과 환적장은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돈 품질 향상 노력

한돈과 외국산 돼지고기의 차별화를 위해 더욱 체계적인 품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관리 수준은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산성 종돈 도입은 돼지고기의 맛과 품질 편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E 씨는 “농가 특성에 맞는 맞춤 정액 공급 개념이 없으면 품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협회 차원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 정액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란다”며 “농장마다 천차만별인 한돈 품질 개선을 위해 더 구체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협회가 농가 핑계를 방어해 주기보다 품질을 함께 개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 소수 의견 

신규 농가 지원·육성을 위해 우리나라 청년들이 현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많은 농가가 외국인 직원을 더 고용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한국인 관리자의 명맥이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축산학과를 졸업한 20~30대가 신규로 한돈농장을 설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과정에서 가축 사육마릿수 감축 필요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관련 법을 만들고 시행 방안을 수립 중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돈농가에 불리한 정책이나 불합리한 정책은 없는지 발 빠르게 점검해야 한다. 

모돈이력제 시행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농가는 정부가 요구하는 방역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 탁상행정에 농가만 어려움을 당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앞으로 돈사의 정화방류 시설 설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방류 수질 등 관련 규제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영상 교육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양돈 사양관리 안내서는 잘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책보다는 영상이 훨씬 유익하고 쉽게 학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본적인 표준 양돈 관리 요령을 현장 영상으로 제작하고 한돈협회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서 각국의 언어로 자막을 넣어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면 농장 업무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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