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 수요량 증가세
선물시장 매수 우위 형성

곡물 시장은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해진 가운데 미국 증시와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 달러 가치의 강세 등 외부 시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대형 이슈들이 터져 나오면서 전체 시장은 상당히 어수선해졌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글로벌 증시를 약세로 이끌었으며 곡물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도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헝다그룹이 자회사 보유 지분 매각 방식을 통해 파산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자 시장은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국내에서의 암호 화폐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국내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도 불법으로 판단하자 기술 관련 주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이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중국은 호주와 갈등을 빚으며 장기간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탄소감축 압박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는 사태를 초래했다. 그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받음은 물론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가능성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도 좋지 못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9월 22일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시켰으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공급망의 병목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미 달러화 강세 행진은 지속되어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으며 경기 둔화 우려에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공급 제한과 수요 확대 전망 등으로 인해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 연방 정부의 예산 및 부채 한도 문제로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위기에 놓인 점도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수확 시즌에 따른 하락 압박 요인이 곡물 가격의 상승세를 제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나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수요 확대로 현물 가격은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적극적인 구매 움직임, 에너지 가격의 강세 등으로 인해 곡물 선물시장은 매수 우위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말 허리케인 아이다(Ida)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걸프 만의 선적 시설들이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수출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곡물이사회(IGC)는 최근 세계곡물수급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세계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 12억 200만 톤에서 12억 900만 톤으로 700만 톤 늘렸으며 기말 재고량도 2억 7000만 톤에서 2억 8200만 톤으로 1200만 톤 상향 조정됐다. 세계 대두 생산량은 3억 8000만 톤, 기말 재고량은 5700만 톤으로 수급 전망치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미국 농무부(USDA)의 30일자 분기 재고 보고서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며 작년 동기 대비 곡물 재고량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인지에 따라 가격 변동성은 더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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