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축산인들 강력 반발

“부실 급식을 해소한다며
최저가 경쟁입찰로 개편
군장병 위생·안전은 뒷전
당초 취지와 정반대 행태”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이 중심
생산농가들, 릴레이 시위
축단협 등 단체들도 동참
농식품부의 무대응 질타

지난 10일 이중호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조합장(왼쪽 세번째)과 한우, 한돈 농가가 국방부 앞에서 군납 경쟁입찰 도입반대 피켓을 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지난 10일 이중호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조합장(왼쪽 세번째)과 한우, 한돈 농가가 국방부 앞에서 군납 경쟁입찰 도입반대 피켓을 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축산경제신문 이동채·이혜진 기자​] 군급식 개편안이 축산농가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방부는 부실급식 해소방안으로 경쟁입찰 방식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시범대대의 입찰 과정에서 우유를 제외한 축산물 대부분이 외국산으로 대체되면서 축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와 군납 관련 조합, 군납 농가들은 개선안 철회를 적극 요구하는 한편,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국방부의 군 급식 경쟁입찰 전환은 저가 경쟁에 따른 장병급식 질 저하, 성실히 군납을 납품해 온 축산농가 및 축산업의 피해, 전시·평시 안정적인 군 급식 공급체계 유지 및 사전대응 곤란 등의 폐단이 우려된다면서 농식품부가 나서 이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축산농가(축협)를 통한 군납축산물 조달체계는 100% 국내산으로 품질·위생·안전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경쟁입찰을 통해 유통업체 위주의 조달체계로 전환 시 수입산 잠식은 물론 품질·위생·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에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군납 농가들을 주축으로 생산 농가들은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면서 개선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춘천 군납농가 1인시위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조합장 이중호)은 군납 농가들의 경쟁입찰을 골자로 한 군급식 개선안 철회를 요구하며, 강원 춘천, 철원, 화천, 양구 등 4개 시·군 군납 농가들은 지난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방부와 청와대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군납 농가들은 이 자리에서 “접경지역 축산농가들은 일부 부대가 수입 농축산물을 구매하는 등 축산농가는 안중에도 없고, 접경지역 군인들마저 식량 주권을 포기하게 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중호 조합장은 “군납은 단순히 일반급식의 문제로 봐선 곤란하다”라며 “우리 축협은 접경지역에서 군납축산물을 계획생산 납품하기 위해 축산농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국방부는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경쟁입찰 조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축산물의 시장가격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충실하게 계획생산을 해온 농가들의 피해는 물론 생산된 축산물의 도축, 가공 등 연관 업체와 고용인력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군이 추진하고 있는 저가 경쟁입찰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의 경우 군 급식계획에 의한 경쟁입찰방식으로 변경되면 축산물 생산계약 109 농가뿐 아니라 농가가 출하한 축산물을 도축, 가공, 보관 등의 협력업무를 수행하는 13개 업체도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뒷짐진 농식품부 규탄

축산관련 단체들은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의 무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국방부의 군급식개편 추진과 관련하여 농림축산식품부는 아무런 대응이 없다”면서 “군 취사병과 관리시스템 문제에서 불거진 군의 부실급식 논란에 대한 국방부의 엉뚱한 진단과 개선에 대해 농민을 위한 주무부처의 수장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축단협은 개방화 정책의 최대 피해자인 축산농가들의 국산 축산물 공급에 일익을 맡은 군급식의 제도개악을 추진하고 있는 국방부에 맞서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농식품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축단협은 “WTO, FTA 등 통상당국의 일관된 퍼주기 협상으로 축산농가들의 생업기반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면서 “우유자급률은 2020년 기준 48.1%로 2000년 80.4% 대비 32.3%P 떨어졌으며 소고기자급률은 2000년 52.8%에서 2020년 37.2%로 15.6%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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