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3 [프롤로그] ‘축산 부흥’은 식량안보의 밑거름
창간 31주년 특집3 [프롤로그] ‘축산 부흥’은 식량안보의 밑거름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1.09.10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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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급이 불안정 하면
외국산 비싸도 살 수밖에
정확한 관측 정보 토대로
고품격 축산물 제값 받게

해외악성가축전염병 빈발
생산성 하락 비용은 급증
세밀한 방역 시스템 구축
지속 가능한 축산 확보를
한돈 소비촉진 행사.
우사 소독에 여념이 없는 한우농가.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추석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온다. 명절 5대 성수품인 소고기·돼지고기·계란·사과·배 등 가격이 평소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정부가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농협·생산자단체 등이 가격안정을 위한 수급 대책에 분주하다. 농식품부는 추석 3주 전인 8월 30일부터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오는 17일까지 ‘농축산물 수급 대책 상황실’을 운영한다. 상황실에서는 주요 성수품목의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농협공판장 도축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자단체들도 다양한 유형의 소비 촉진 캠페인에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산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르자 외국산 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주요 농·축·수산물 66개 품목 가격 조사 결과 39개 품목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지난 8월 23일부터 29일 가격과 작년 9월 2~8일 비교). 외국산 냉동 삼겹살 수입 가격은 전년 대비 34.2%, 기타 냉동 돼지고기는 28.1% 상승했다. △소갈비는 26.7% △뼈 없는 소고기는 14.5% △뼈 없는 냉동 소고기는 17.5%가 인상됐다.
우리는 이를 통해 축산물 생산기반을 확고히 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산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 외국산 가격은 더 많이 오른다. 해외 산지에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국내 수입 가격은 급등한다.
생산기반이 탄탄한 지금도 물가 잡기에 어려움을 겪는데 생산기반이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내산 축산물 수급 불균형을 고가의 외국산으로 메꿔야 한다. 국내 가축사육 마릿수를 유지하면서 생산기반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소비자들은 안정적으로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수급조절은 평소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위해 2020년 3월 24일 축산법을 개정하고 축산물수급조절협의회 운영을 법제화했다. 1년 후인 지난 3월 25일 협의회를 공식 발족했다.
축산물수급조절협의회는 가축 및 축산물의 수급조절과 가격안정 관련해 농식품부 장관 자문 역할을 한다. △축종별 수급 상황 조사·분석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 제도 및 사업 운영·개선 등을 살핀다.
협의회는 학계, 생산자, 관련 업체, 공무원 등이 참여해 분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긴급한 경우 서면심의로 의결한다. 생산자단체 위주의 소위원회도 개최한다. 지난 5월 6일 첫 회의에서 위원장에 정경수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선출하고 5개 소위원회(한육우, 돼지, 젖소, 가금, 오리)를 구성했다.
농식품부는 축산관측 정보를 토대로 축산물 수급 및 가격을 예측하고 위기 단계별로 생산자 등이 추진할 자율 수급 조절 대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축산농가는 소중하게 키운 가축에 대해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국내산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가축 질병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다가, 2010년 이후에는 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19년에는 ASF라는 새로운 해외악성가축전염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방역당국과 한돈농가를 긴장시켰다. ASF 청정을 위해 민·관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선일 강원대 수의대 교수는 “ASF가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것”이라며 “영월 위쪽 지역은 모두 오염됐다는 것을 전제로 방역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돈장 ASF 발생이 산발적으로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만약을 대비해 양돈장은 돼지 상태를 민감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방역 시스템 개선과 관련해 “세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농장 단위 위험평가 시행, 전문가 그룹 위촉, 역학전문가 양성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고병원성AI 방역 과정에서 실시한 과도한 살처분으로 인해 급등한 계란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급한 데로 계란을 수입해 공급했지만, 가격은 쉽사리 내려가지 않는다. 과도한 살처분 이후 산란계 생태가 흔들렸고 이는 계란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계란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자 소비자는 불만을 토로한다. 이는 가축사육 기반이 중요한 이유를 확인시키는 사례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살처분으로 질병 확산을 막는 사후 대책보다는 사전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며 “발생농장을 중심으로 동그라미를 쳐 살처분하는 방식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며 “가금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백신 정책 때문에 AI가 상재화된 나라는 없다”며 “질병관리등급제는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세계 축산물 시장은 총성없는 전쟁터와 같다. 허점이 보이면 축산물 수출국들은 자국산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공세를 펼친다. 외국산 축산물과 새로운 악성가축전염병은 이렇게 호시탐탐 우리 시장을 노리며 대한민국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있게 “대한민국 축산업 종사자 여러분 모두 힘냅시다. 대한민국 축산업은 유망합니다”라 외치자. 축산업은 단순한 가축 생산업이 아니다.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지속적인 성장산업이다. 우리는 이를 지키기 위해 축산물 점유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는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축산경제신문이 31년 전 창간 당시 강조했던 ‘축산 부흥’을 다시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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