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퇴비화는
순환농업의 기본

양질 퇴비 토양에 되돌리기
거부하면 축산업은 불가능
어떻게 되돌리느냐가 관건
‘블랙 피트모스’ 베딩에 접목

외국에서는 대중적으로 활용
톱밥 대신 축사 바닥에 깔아
목장에 실증 실험 효과 입증
유방염 줄이고 여름도 쾌적

단기적으로 톱밥보다 비싸도
보충 회수 따져보면 더 저렴
토양을 치유하면 기후도 치유
향후 양질의 퇴비 수출할 것

하현제 송영신 목장 대표는 적정 사육밀도를 유지하고, 컬티베이션(교반)과 벤티레이션(환기)을 통한 관리를 하는 한편 양질의 퇴비를 재사용 할 수 있어야 순환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현제 송영신 목장 대표는 적정 사육밀도를 유지하고, 컬티베이션(교반)과 벤티레이션(환기)을 통한 관리를 하는 한편 양질의 퇴비를 재사용 할 수 있어야 순환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신 목장에서 발생한 축분으로 완성된 퇴비. 하현제 대표는 피트모스가 함유된 완숙퇴비는 손으로 만져도 냄새가 없고 파리가 생기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현제 대표는 축분에 피트모스 5%를 섞어 수직형 교반기로 1일 1회 교반을 시켜 부숙을 촉진 시키고, 40일 이후에는 베딩으로 재사용한다.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자원 순환의 원리는 간단하다. 질량보존의 법칙만 지키면 된다. 땅에서 온 것은 땅으로 보내줘야 한다. 따라서 흙으로부터 온 것을 먹여 가축을 키우고 가축이 배출한 분뇨를 다시 흙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하현제 송영신 목장 대표는 가축분뇨 퇴비화를 통한 순환농업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하현제 대표는 “우리가 가축분뇨 퇴비화를 위해 퇴비부숙도 검사를 의무화하고 관리를 하는 것은 양질의 퇴비를 토양에 돌려보내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이를 성가시거나 귀찮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영위는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퇴비부숙도 의무화가 도입되기 수년 전부터 가축분뇨의 처리에 대해 고민해온 하현제 대표.
하 대표는 “축산농가에서 일차원적으로는 분뇨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땅으로 어떻게 되돌려보내느냐까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배출부터 처리까지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수년의 시간과 새로운 기술이 필요했다는 하대표. 
그는 배출된 축분을 안정적인 퇴비로 만들기 위해 소의 생리적 특성과 환경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했고 이 과정에서 ‘블랙피트모스’를 베딩에 접목했다. 
하 대표는 “외국 문헌과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니 블랙 피트모스를 대중적으로 활용하고 그 효과 또한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화훼 농가나 모종을 키울 때 화이트 피트모스를 사용할 뿐 축산농가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라면서 “몇 달간의 고민 끝에 직접 블랙 피트모스를 들여와 목장에서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톱밥 대신 블랙 피트모스를 축사 바닥에 깔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양실험에 들어간 하 대표는 그 결과 냄새 없는 축사, 파리 없는 축사를 만들기는 물론이거니와 낙농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방염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한편, 여름에는 고온 스트레스도 줄여 유량도 유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 ‘블랙 피트모스’
하현제 대표가 선택한 피트모스란 피트(Peat: 이탄, 토탄)와 모스(Moss: 이끼)의 합성어로 수천~수만 년에 걸쳐 늪지대의 이끼가 퇴적되고 부숙이 일어나 마치 흙처럼 되어 버린 것을 뜻한다. 
주로 화훼나 원예 농가 또,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농작물 모종을 만들 때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때 사용되는 피트모스는 피트모스 층 가운데 가장 상층에 있는 화이트 피트모스이다.
하현제 대표가 목장에 적용한 피트모스는 화이트 피트모스보다 더 깊숙한 곳에서 생성되는 블랙 피트모스이다. 
하 대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피트모스는 가장 최상층에서 만들어진 화이트 피트모스이고 목장에 적용한 블랙 피트모스는 가장 하층인 심부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PH가 낮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피트모스는 이끼가 수천년 이상 쌓이고 부숙된 다공성 유기물질로 통기성이 우수하고 자체 무게의 20배에 가까운 보습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비력이 매우 뛰어나 토양 개량제로 효과가 높다. 
또 유익 미생물의 활성 강화, 병원성 세균 억제, 부숙도 개선, 암모니아 감소 등 매우 다양하고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해외에서는 100여 년 전부터, 일본은 60년 전부터 피트모스를 축산농가에서 활용하고 있다.

 

# 톱밥보다 월등한 효과
하 대표는 올해 4월부터 목장내 바닥을 다 긁어내고 전량 톱밥 대신 피트모스를 깔았다. 피트모스 단가가 일반적인 톱밥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게 있는데, 사실은 더 경제적이라는 하대표는 “톱밥이 1회 비용은 적을지 몰라도 분뇨가 쌓이면 질어지고 바닥 관리가 어려워 계속해서 톱밥을 보충해줘야 하기 때문에 전체 비용은 오히려 더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실제 송영신목장에서 지난해 톱밥에 지출한 비용은 4300만 원.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만 5개월간 피트모스에 투자한 비용은 800만 원이다. 
하현제 대표는 “톱밥은 수분을 흡수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졌는데 수분흡수는 뛰어날지라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양면성이 있다”면서 “피트모스는 톱밥보다 월등하게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휴믹산(부식산) 때문에 미생물의 활력을 증가시켜 부숙을 촉진하는 한편 병원성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말해 톱밥은 단순히 수분 흡수제의 역할만 하지만 피트모스는 CEC(양이온 교환용량, Cation Exchange Capacity) 기능이 있어, 우수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EC 기능이 없으면 좋은 퇴비라 하더라도 그 성분이 다 비에 씻겨져 나가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하 대표는 “톱밥은 생나무를 갈아내어 만든 인위적인 깔짚 소재라면 피트모스는 수천~수만 년간 자연이 만든 선물 같은 존재”라면서 “축산농가들이 습관적으로 톱밥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 피트모스로 대체하는 농가들이 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퇴비 수출 노력
하현제 대표는 축분을 자원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땅을 살리는 것”이라면서 땅을 살리는 순환고리 중 한 부분을 축산농가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후 변화에 대비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이미 배출된 탄소 층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전세계가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축산농가가 가장 큰 부분을 이바지할 수 있다는 그는 “양질의 퇴비를 생산해 토양을 치유하면 자연적으로 기후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구의 모든 과정에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하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수입조사료에 의존해 축산업을 영위하면, 이미 우리나라에 발생하는 분뇨의 양이 넘치고 있는 것”이라면서 “외국에서 들여온 사료작물에 의해 생산된 분뇨는 외국의 땅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질의 퇴비를 수출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이에 하 대표는 분뇨를 적재 가능하도록 하기위해 사각 베일러를 직접 만들어 분뇨를 랩핑해 보관하고 있다. 
이는 축산농가의 퇴비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들을 방지할수도있고 수출이 본격화되면 이를 활용하기 위해 그가 고안해낸 것이다. 하 대표는 “축분이 양질의 퇴비가 되면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이동도 자유롭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앞으로는 수출까지 고려해 일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문 분뇨 자원화 회사 D20(Dung to Origin)를 설립한 하현제 대표. 이미 송영신 목장의 대표이자 고려동물병원장에 이어 D2O 대표의 직함이 하나 더 늘어났다. 하대표는 “직함을 여러개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소를 키우는 과정에 다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어떤것에도 소홀하지 않는다”면서 “축산농가 스스로 축분을 퇴비화해서 수출길에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여줄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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