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입찰제 전환
위생·안전 보장 체계 흔들
축산인, “시대착오적 발상”
국가 수호 차원 접근 촉구

전국농축산물군납조합협의회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 박완주 의원에게 국방부 군급식 농축산물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전달했다.(사진 왼쪽부터 엄충국 강원 김화농협 조합장(군납농협협의회 회장), 윤수현 경남 거창사과원예농협 조합장(군납농협협의회 부회장),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장, 조규용 경기 가평축산농협 조합장(군납축협협의회 회장))
전국농축산물군납조합협의회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 박완주 의원에게 국방부 군급식 농축산물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전달했다.(사진 왼쪽부터 엄충국 강원 김화농협 조합장(군납농협협의회 회장), 윤수현 경남 거창사과원예농협 조합장(군납농협협의회 부회장),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장, 조규용 경기 가평축산농협 조합장(군납축협협의회 회장))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국방부가 군 급식 개선과 관련 축산물 군납에서 한우를 비롯 국내산 축산물을 대부분 제외해 축산농가뿐 아니라 축산 관련 종사자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이는 군 급식의 부실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국방부가 군급식 개편 차원에서 ‘조달 시스템’을 최저가 경쟁입찰로 전환함에 따라 이미 예상되던 일이었다. 최저가 입찰을 따내기 위해서는 외국산과의 가격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국내산 축산물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달시스템 개편의 필요성이 군장병들의 부실한 식단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면 품질 위주의 입찰에 초점을 맞추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행위라고 축산인들은 입을 모은다. 
2023년 완전 도입을 목표로 국방부가 4개대대를 중심으로 낸 ‘하반기 시범급식 입찰 공고’에 따르면 축산물 요구 중 가공품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외국산이었다. 
돼지고기의 경우, 목심·스테이크용·삼겹살 등은 스페인, 목전지·수육용은 미국이었으며, 또 다른 삼겹살과 슬라이스는 프랑스 산이었다. 소고기는 한우는 완전히 제외됐고, 갈비·사태·샤브샤브용·정육·분쇄육 등은 미국과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산이었다. 
현재 축산농가를 통해 공급되는 축산물은 국내산이 100%이지만, 이번 시범급식에 참여한 부대는 유통업체에게 이같은 외국산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 따라서 군 장병들이 섭취하는 농수축산물에 대한 위생안전 검사 등 품질보증 수단 확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납조합의 관계자는 “축협을 통한 군납은 직원들이 책임생산감독은 물론 수의사 등 별도 전문가로 구성된 품질보증활동으로 원료부터 가공장까지 위생안전이 보장되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만, 일반 가공장 등에 대한 군의 직접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농축산물은 물론 가공품까지 최저가 입찰이 적용될 경우 농축산물 직접 생산자가 아닌 전문 중간 유통업체 위주의 공급이 예상되는 만큼 품질과 위생‧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어 국방을 책임지는 군 장병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축산인들은 “최근 학교 급식을 포함한 단체급식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급식마저 최저입찰제로 변경하는 것은 완전히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반발하면서 “군급식은 국방을 지키는 국가와 국토수호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면 그러기 위해서는 오히려 품질위주의 입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군납조합과 농가들은 최저입찰제로의 조달시스템 전환을 재검토해 달라며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전국의 군납농축협조합장들은 국회를 방문해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건의문도 제출한 바 있다. 
2021년 전체 군급식 조달규모는 1조6000억 수준이며, 이중 국내산 농축산물은 농산물 1900억원, 축산물의 경우 4100억원대로 전체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산 농축산물의 전‧평시 안정적 조달체계 유지를 위해 수의계약 형태로 운영되어왔다. 
하지만 이번 군급식 조달시스템이 변경되면 가뜩이나 하락하고 있는 자급률이 더 떨어져 국내 축산업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축산업계는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정부의 국내 농축산업 무시와 함께 아예 외국산 수입에 앞장서는 매국적 행위”라고까지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특히 접경지역의 농축산인은 군납 소외로 인해 인근 군과의 신뢰도 저하로 불신감이 팽배해질 것이 예상되는 데다, 민간업체의 담합과 지역 간 불화마저 발생할 우려가 다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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