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전국 확산 조짐
ASF 전국 확산 조짐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1.08.20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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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이어 인제 추가 발생
전문가 “생각보다 광범위”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ASF가 강원도 고성 양돈장에 이어 인제에서 추가로 확진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야생멧돼지가 예상보다 광범위한 지역을 오염시키고 있어, 전국 확산이 초읽기에 놓였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일 강원 고성 소재 양돈장(2400마리 규모)에서 ASF가 발생했다. 5월 4일 강원 영월 발생 이후 3개월 만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곧바로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지역에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8일이 지난 16일에는 강원도 인제군 소재 양돈장(1736마리 규모)에서 ASF가 추가로 확진됐다. 고성의 역학농장에 대한 정밀검사(8일 1차 음성, 15일 2차 양성) 과정에서 찾아냈다. 
중수본은 이후 모돈 관리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모돈사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전실을 설치한다. 공사가 불가피한 경우 시군 신고 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강원남부·충북·경북 북부지역 8대 방역시설 및 농장 내 차량 진입 통제 시설 설치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나머지 지역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시설 개선 및 8대 방역 시설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주변(반경 10km 이내) 양돈장 180호를 특별관리하고 이들 주변에서 ASF 야생멧돼지가 나오면 1개월간 모돈 입식금지, 돼지 출하 전 모돈 전수검사 등을 실시한다. 도축장 내 모돈과 비육돈을 구분·계류하고, 강원도 내 양돈장 200여 호에 대해 농장별 지자체 전담 공무원을 지정토록 했다.
한편 방역당국과 다수 전문가들은 야생멧돼지 활동이 잦은 지역은 사실상 ASF에 오염됐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물론 ASF가 양돈장 밀집 지역인 경북으로 확산 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박선일 강원대 교수는 “지금까지 양상을 봤을 때 ASF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에 오염됐다고 봐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산발적인 발생이 우려된다”고 예측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양돈장 노력만으로는 ASF 발생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시행 중인 방역 정책이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 북부 지역 한 한돈농가는 “야생멧돼지 관리가 우선되지 않으면 양돈장 차단방역 강화는 임시 역할만 할 뿐”이라며 “농가들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정부가 요구하는 8대 방역시설을 설치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점] ASF 방역 정책 이대로 좋은가

 

8대 방역시설 뚫려…전면 개편 부각

 

능동·체계적 관리 없이는

활개치는 멧돼지 못 막아

행정단위 이동 제한 정책

조기 개선해야 확산 저지

농장 단위 위험평가 통해

개별적인 대책 수립해야

 

강원도 고성·인제 양돈장 ASF 발생 이후 기존 방역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야생멧돼지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ASF 종식 때까지 야생멧돼지 관리 업무를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하고, 빠른 시일 내에 ASF 방역 정책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인제 양돈장 모두 정부가 요구하는 이상 수준의 8대 방역 시설을 갖췄다. 그러나 ASF에 뚫리면서 농장 차단방역 중심 방역 정책에 한계를 확인시켰다는 지적이다. 야생멧돼지가 활개 치면 8대 방역 시설도 뚫릴 수밖에 없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능동적이고 체계적인 야생멧돼지 관리 없이는 ASF 확산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고, 야생멧돼지와 양돈장을 한 부처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ASF 발생 후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 중인 행정단위 이동제한 정책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대본은 지난 8일 고성 ASF 발생 직후 경기·강원지역에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이와 함께 고성군과 인제군 관내 양돈장은 별도 조치가 있을 때까지 돼지 출하와 가축분뇨 반출을 금지시킨 상태다.

발생농장과 같은 행정구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리와 관계없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행정구역이 다른 양돈장은 거리와 관계없이 이동중지에서 제외됐다. 

한 한돈농가는 “행정단위 관리는 효과적인 행정편의 주의적인 방역”이라며 “야생멧돼지의 광범위한 환경오염 고리를 끊지 않으면 전국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일 강원대 교수는 “농장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차단방역 시설을 갖춰도 ASF 유입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야생멧돼지를 그대로 두고 농장 방역 강화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ASF 오염 지역은 더 넓어졌고 야생멧돼지 개체수는 2019년 9월 17일 ASF 첫 발생 이전으로 돌아갔다”며 “농장단위로 위험평가를 해서 그 결과에 따라 해당 농장에 맞는 개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도 고성 ASF 발생 이전인 지난 7월에는 엽사가 포상금을 더 받으려고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다른 군으로 옮긴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50km 떨어진 횡성군으로 옮긴 후 신고했다. 횡성군은 ASF 발생이 없었던 지역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7월 17일 엽사가 신고한 폐사체 정밀검사 결과 7월 20일 ASF 양성으로 확진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역학조사에 착수했고, 해당 군청에 사실관계 파악을 요청한 결과 포상금 때문에 거짓 신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환경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 수의사는 “많은 이들이 엽사와 폐사체 수색 작업자 관리 강화를 수없이 강조해 왔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농장은 고의와 상관없이 방역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불이익을 받는다. 환경부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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