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흉작 이어지자
혼입 가능 당류제품 유입
육안과 맛으로 구별 안돼
소비자·농가들 모두 피해
강력한 단속 등 대책 시급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국내 벌꿀 생산이 사상 유례 없는 흉작이었음에도 시중에서 상당량의 가짜 벌꿀 제품이 유통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해외에서 가짜 벌꿀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 알리바바 사이트 등에서 가짜 벌꿀 생산을 위해 혼입 가능한 당류 제품을 판매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짜 벌꿀은 벌꿀 원액에 사탕무와 라이스시럽 등 여러 종류의 식품첨가제를 혼합해 만든다.
특히 천연 벌꿀과 가짜 벌꿀은 육안과 맛으론 분간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선량한 양봉농가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탕무를 혼합한 가짜 벌꿀이다.
천연 벌꿀과 가짜 벌꿀은 탄소동위원소비 검사로 구분할 수 있지만 사탕무의 탄소동위원소비는 천연 벌꿀과 매우 흡사해(천연 벌꿀 –22.5‰, 사탕무 –26.4‰) 첨단설비를 갖추지 않고선 판별이 어렵다. 더욱이 가짜 벌꿀 제품에는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어떠한 표시도 없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당국도 이러한 점을 인지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가짜 벌꿀 유통은 지속해서 확산되는 추세이다. 벌꿀 작황이 흉작인 것도 가짜 벌꿀 유통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벌꿀 공급이 딸리자 시장에서 저가의 가짜 벌꿀이 유통업자 간의 묵인 하에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사례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
양봉산업 관계자는 “세계에서 벌꿀만큼 가짜가 많은 식품은 드물 정도로 가짜 벌꿀 유통이 곳곳에 만연해 있다”며 “미국에서는 판매되는 벌꿀의 76%가 가짜 벌꿀일 정도로 가짜 벌꿀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벌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짜 벌꿀이 국내 시중에서 활발한 유통이 예상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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