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냄새 없는 목장 구슬땀

목장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관련 규제를 슬기롭게 극복
수직형 발효기로 분뇨 처리
‘피트모스’ 활용 바닥 관리

교반할 때도 냄새 거의 없어
농장·개체 관리에 크게 도움
축분처리기만 의존하지 말고
배출 이후에도 세심하게 관리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자신의 환경과 위치에서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환경문제를 풀어나가야 낙농산업이 미래 식량 산업으로써의 자리를 견고하게 할 수 있다. 1세대 낙농인들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해결 노력을 기울이면서 지속 가능한 낙농 산업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 김포 학운목장 이영병 대표는 “2026년 전면 개방화, 음용 인구 축소에 따른 낙농 산업기반 위축의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관련 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낙농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학운목장은 수직형 발효기를 통해 분뇨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피트모스를 활용해 축사 바닥관리를 하면서 친환경적인 냄새 없는 목장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 파리없는 축사

목장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리 포집기가 없다는 것이다. 분뇨와 우유 냄새 등으로 파리가 많이 생기는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학운목장에는 파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영병 학운목장 대표는 “여느 목장과 같이 우리 목장에도 파리가 들끓는 시절이 있었지만, 피트모스를 활용한 바닥관리를 시작하면서부터 파리뿐 아니라 파리 유충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트모스란 피트(Peat: 이탄, 토탄)와 모스(Moss: 이끼)의 합성어로 수천~수만 년에 걸쳐 늪지대의 이끼가 퇴적되고 부숙이 일어나 마치 흙처럼 되어 버린 것을 뜻하는데, 주로 화훼 농가에서 활용되었던 자원이다. 피트모스 내에 함유되어있는 휴믹산(Humic acid)과 풀빅산(Fulvia acid)이 면역력을 증대시키고 미생물의 성장자극 및 젖소의 유방염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낙농가에서도 이를 활용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영병 대표는 “피트모스는 악취감소 효과가 탁월하므로 축사 냄새를 최소화할 수 있고, 또한 축분 교반시에도 냄새가 거의 없어 농장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체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그는 “피트모스가 강산성을 띄어 살균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유방염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축분 발효기로 축분 처리

학운목장은 퇴비장 관리도 철저히하고 있다. 우상에서 1차 발효된 축분을 퇴비장으로 모아 또 한 번 수직형 컴포스트로 교반시켜 쌓아두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축분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영병 대표는 “피트모스로 1차 냄새를 잡고, 2차적으로 교반기를 통해 수분함량을 줄여주는 동시에 미생물 제제를 첨가해 부숙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퇴비부숙도 의무화에 맞춰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목장에서 지속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숙의 속도와 비용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것. 때문에 목장의 특성에 맞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야만 경쟁력을 갖출수있다고 말한다. 

이영병 대표는 “축분처리기에만 의존해서도 안 되고, 기본적으로 우상 관리와 축분처리기에서 배출된 이후의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냄새도 줄이고 퇴비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환경관리를 위한 투자가 아깝다는 생각 말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빠르게 찾는 것이 가장 경제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목장 만들기

이영병 대표가 환경관리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축산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목장을 하면서 사양관리, 번식관리, 체세포 관리를 하는 것처럼 퇴비관리, 세정수 관리도 목장 경영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게 됐다. 

자신도 아버지가 시작한 낙농업을 이었듯이 자신의 아들이 자리를 이어 낙농업을 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영병 대표는 “아버지와 나, 나와 아들, 대를 이어 낙농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깊다”면서 “낙농업이 가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선대의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와 지식이 필요하다는 그는 “낙농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 실정에 맞는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선 이들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산업의 명암을 모두 꿰뚫고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앞으로 낙농 산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환경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지금부터라도 1세대들이 선제적으로 나서, 후대가 안정적으로 낙농 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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