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농식품부인가?(상)
누구를 위한 농식품부인가?(상)
  • 권민 기자
  • 승인 2021.07.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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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 가금류 살처분과 관련 생존권을 수호하려는 가금농가들의 야외 집회, 1인 시위가 있었다. 
곧이어 축산관련단체들의 ‘붕괴되는 말산업 보호’ 집회, 수급조절 정책을 공정거래위반이라며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 결정 즉각 철회 성명 등이 뒤따랐다. 
지난 6월 말에는 축산관련단체협의회‧축협조합장협의회‧축산관련학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참여해 축산업 생존을 위한 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도대체 왜 이들은 하나로 뭉쳤을까. 그 이유는 이날 참석한 대표자들의 말 속에 담겨 있다.  

 

농민의 삶을 대변


이날 대표자들은 “내년 농식품부 예산안, 온라인 마권발매, 축산발전기금 축소, 외국인 주거시설 강화, 유기질 비료 지원사업 지방 이양 등 굵직한 축산현안이 있음에도 농식품부가 제 역할을 못한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네이버의 ‘지식IN’에 누군가 ‘농식품부의 역할이 무엇이냐?’ 급하게 물었다. 그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 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다”면서 “농식품부는 농산‧축산‧식량‧농지‧수리, 식품산업진흥 및 농산물 유통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부처”라고 답했다. 
그리고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농산물에 대한 품질관리, 농업인의 소득 및 경영안정과 복지증진, 농업의 경쟁력 향상과 관련 산업의 육성, 농촌지역 개발 및 국제 농업 통상협력 등에 관한 사항, 식품산업의 진흥 및 농산물의 유통과 가격 안정에 관한 사항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하자면 국민 먹거리의 생산에서부터 국민의 식탁에 오르는 전반적인 과정에 안전과 위생을 보장하고,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다루는 임무를 수행하는 곳이 농림축산식품부라는 것이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소비자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을 다루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생산자인 농민들의 풍요로운 삶이다. 지금 농축산인들이 농식품부의 무용론을 들고 나서는 것은, 그들의 삶을 농식품부가 오히려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농촌의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농업 인구의 고령화 심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체 농업인구의 65.4%가 60세 이상이다. 농가 소득 또한 1996년 도시근로자의 96%에서 현재 60%대로 크게 벌어졌고 그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저 생계비 미달 농가도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연초 농식품부는 올해 농축산물 수급불안과 가축질병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디지털화‧탄소중립 등 시대적 흐름에 맞는 농업 구조 전환 등에 초점을 맞추고 농촌을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가 내세운 ‘5대 핵심과제’를 살펴보면 식량안보와 자율적 수급안정체계 정착, 예방적 방역체계 제도화, 농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귀농귀촌인‧취약계층 등에 대한 농업‧농촌의 포용성 제고, 농업‧농촌의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적응 등이다. 
문구만 놓고 보면 이보다 좋은 정책이 없다. 어디 하나 부족한 구석이 없고, 이대로 현실화되면 한국의 농촌은 당연히 부흥할 것이고, 농민들의 삶의 질은 대단히 풍족해질 것이 뻔하다. 그런데 왜 지금 농민들은 “못 살겠다”고 반발하는 것일까? 

 

애정 있고 없는 차이


먼저 농축산물 가격 안정대책의 일례로 계란값을 들어보자. AI 발생으로 수많은 가금류가 예방적 살처분되자 연초부터 계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가격을 잡겠다고 또 다시 계란을 수입하고 설 성수기를 앞두곤 비축 정책을 감행했다.
가뜩이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계란을 수매하면서 가격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등 유통‧거래 질서를 흩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원활한 계란 비축물량 조달을 위해 개당 30원까지 웃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개당 170원 하던 계란 값이 200원으로 뛰었다. 
때문에 계란유통상인들이 산지에서 계란 매입 시 정부와 매입가격 경쟁을 벌이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치달았다고 관계자들은 어이없어 했다. 
계란은 모자란데 비축하고, 할인쿠폰을 발행해 소비를 촉진하는 농식품부의 정책을 겪으면서, 업계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하거나 “정부는 세금으로 계란을 사고, 유통인은 빚내서 계란을 사는 촌극”이라고 쓴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계란 가격을 올리는데 일조한 정부가 이번에는 가격을 잡겠다는 이유로 또 다시 항공료까지 대줘가면서 외국산 계란을 수입했다는 사실이다. 계란 수입 비용을 모두 합치면 시중의 계란 가격과 별 차이도 없다. 
게다가 농식품부는 이미 2016~ 2017년에 계란 수입을 강행했지만 가격 상승 억제에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 실패 사례도 겪었다. 
농식품부의 정책들을 보면 문장으로는 깔끔하고 지적이다. 하지만 현장이라는 상황에 대입했을 때는 기름과 같이 섞이지 않고 괴리감이 크다. 그래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원인은 현장에 대한 이해심이 없고, 자기 주장이 앞서기 때문이다. 또 이해심이란 현장만 가본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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