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관중 한 명도 입장 못해
적자 누적 농특세 등 큰 타격
설립 이래 초유 사태
온라인 마권 발매를 도입해야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올해 한국마사회의 축산발전기금 출연금액은 0원으로 예상된다. 마사회가 생긴 이래 처음이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서울 경마공원에는 관중이 한 명도 입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마사회는 기수, 조교사의 생계를 보장하고 경주마 수요 촉진을 위해 ‘무고객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무고객 경마 상황에서는 지출만 발생하고 매출은 없다. 
경마 매출의 손실은 국세, 지방세, 축산발전기금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마권 매출액의 73%는 고객들에게 환급하고, 18%는 레저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축산발전기금으로 납부한다. 2019년 국세, 지방세, 축산발전기금 납부액은 1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지방세인 레저세, 지방교육세는 경마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이 되고, 국세인 농어촌특별세와 축산발전기금은 말산업을 비롯한 농축산업 유지에 활용한다. 
마사회는 이익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납부해 왔다. 축발기금은 1974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조 1578억 원을 조성했으며, 이 중 마사회 납입금액이 3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사회는 2019년에 축발기금을 1264억 원 출연했다. 
축발기금은 안정적인 축산물 수급을 관리하고 축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친환경축산환경 조성사업, ASF, 고병원성AI 등 가축방역사업에 기금예산을 증액해 집행한다. 그러나 무고객 경마 시행으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면서 마사회는 올해 축발기금을 한 푼도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축산관련단체협의회를 포함해 말산업 관련 단체들이 연일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촉구하고 있지만 실현 기약은 없는 상황이다. 반면 경륜, 경정은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달 6일 온라인 발매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청소년육성기금 등 기금 조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편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온라인 마권 발매와 관련한 입장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 농식품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말만 전해 들었다. 
축경비대위는 지난 5일부터 지금까지 세종시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3일에는 500여명의 말산업 종사자들과 마필 30여두, 마필 수송차량 10여대를 동원해 시위를 벌이며 온라인 마권발매 부활 입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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