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봄밀 생산 33년 만에 최저
옥수수·대두 가격 상승에 영향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 속에 폭염특보와 열대야까지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견디기 힘든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곡물들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북미 대륙의 곡창 지대인 프레리는 ‘열돔(heat dome)’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 미국 북부 대평원 일대와 캐나다 남부를 아우르는 이 광활한 지대에서 주로 재배되는 농작물은 봄밀이며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봄밀의 생산량은 많지 않으며 미국에서도 전체 소맥 생산량의 4분의 1 정도이다. 생산량은 적으나 단백질 함량이 높아 제분용으로 상당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 최근 들어 주요 곡물 가격들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심상찮은 봄밀 가격의 상승세에 힘입어 떨어뜨렸던 가격을 대거 끌어올리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봄밀의 품질이 극도로 악화됐으며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봄밀(HRS)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함은 물론 수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농무부(USDA)는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미국 내 봄밀 생산량이 830만 톤으로 지난 시즌 대비 42.5% 줄어듦은 물론 33년 만에 가장 낮은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자 봄밀 가격은 하루 만에 5% 이상 뛰었다. 그 여파로 옥수수 및 대두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됐다. 6월 중반 이후 미국 중서부 날씨는 좋아 옥수수와 대두 생육 상태는 예상보다 나은 편이다. 일주일 정도의 단기 기상 예보 역시 생육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형성될 전망이다. 옥수수와 대두는 전체 생산 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어 기상 여건 변화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브라질의 2기작 옥수수 생산 부진은 여전히 문제이며 브라질 전체 옥수수 생산량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인지 눈여겨보아야 한다. 지난 8일 브라질 농산물공급공사(CONAB)는 수급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21 시즌 브라질의 전체 옥수수 생산량이 934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 전월 대비 생산량을 300만 톤 줄였다. 미국 농무부도 지난 12일자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 전체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9850만 톤에서 9300만 톤으로 550만 톤 줄였다. 시장 예상보다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으나 2기작 옥수수의 생산량 전망치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어 거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에서의 2기작 옥수수 생산 부진과 수출 감소는 미국의 옥수수 수출 증가로 이어지겠으며 이 역시 옥수수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된다. 미국 농무부는 7월 수급 전망에서 2020/21 시즌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량이 2800만 톤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으나 시장에서는 2100만 톤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측치를 내놓고 있다. 브라질의 현재 2기작 옥수수 수확률은 20.9%로 작년 동기 대비 15%p 뒤처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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