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더러워지거나 옷이 더러워지거나 손에 미끈미끈한 기름을 제거하는 데는 비누이외의 그 어떤 것으로도 깨끗하게 닦아낼 수 없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서 현대와 같은 말쑥한 옷차림을 갖추기 전에는 아마도 비누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고 비누를 만들 필요성이 없었을 것이다. 
인류는 불을 만들어냈고 불에 탄 재를 가지고 약간의 기름을 섞어서 쓴 것이 비누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비누는 지금으로부터 5800년 전 메소포타미아(지금의 이라크 지역)의 고대 도시인 바빌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 당시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는 데 바빌론에서 발견된 유물 중 진흙 원통 안에 비누와 유사한 재료가 담겨져 있었고 원통 측면에는 기름과 재를 섞어서 비누를 만든다는 기록이 있었다고 한다.
 비누가 대중화되기 이전에는 오랫동안 귀족들의 전유물 이었다. 우리나라에는 네덜란드인 하멜에 의해 비누가 전해 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53년(효종4) 네덜란드의 무역선이 심한 풍랑으로 난파되어 하멜을 포함한 선원 64명 중 36명이 중상을 입은 채 제주도에 상륙했다가 13년간 억류된 후 갖은 고초를 겪고 나서 탈출하여 서양에 조선을 알린 최초의 저술서가 바로 ‘하멜표류기’다.
 정식으로 비누가 들어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139년전에 청나라 때인 1882년이다. 
비누가 대중화 된 것은 200여 년 전부터이며 1790년 프랑스 화학자인 니콜라스 르블랑이라는 사람이 해수의 소금과 암염(岩塩·돌소금)을 사용하여 소다(soda·나트륨화합물)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발명 하면서 비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비누의 상용화로 옷도 깨끗하게 세탁하고 사람들은 몸을 깨끗하게 씻게 되어 여러 질병으로부터 감염가능성을 차단하여 인간의 수명을 최소 20년 이상 늘렸다고 평가 받고 있다. 
몸을 깨끗하게 하는 비누는 인류를 구제하는 유용한 발명품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면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비누의 역할은 무엇일까. 악한 마음을 버리는 것을 기악(棄惡)이라고 하며 이것을  일컬어 선(禪)이라고 한다.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은 악한 생각을 가지고는 선(禪)을 할 수가 없다. 
또한 생각을 고요히 해서 분주한 생각을 쉬고 고요한데 들어가는 것을 정려(精慮)라고 하며 이것이 곧 선(禪)이다. 비누로 몸을 깨끗하게 씻듯이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여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보자. 
마음을 비우면 곧 본성이 나타나고, 뜻이 깨끗하면 마음이 청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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