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갑질, 언제 없어지려나(상)
직장 내 갑질, 언제 없어지려나(상)
  • 권민 기자
  • 승인 2021.07.09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측근 채용에서 비롯된 마사회장의 갑질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까? 그리고 심심찮게 불거지고 있는 일부 축산단체들의 직장 내 갑질 문제도 잠잠해질까?
마사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별 채용하려 했던 김우남 마사회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올 3월 초, 김우남 마사회장은 자신의 측근 채용을 채용 비리로 여기고 거부한 인사담당자에게 폭언을 퍼붓고, 인신공격까지 가했다. 

 

결국엔 전체가 피해


인사담당자가 마사회 내규에는 회장이 비서실 직원을 선발할 수는 있지만, 국민권익위가 지난해 채용 비리를 우려해 개선을 권고한 사항이기 때문에 난처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뿐이지만, 김 회장은 입에 담기에도 힘든 욕설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측근은 결국 비서실장이 되지 못하고 자문위원이 됐지만, 이러한 폭언에 대한 녹취록이 한 방송사를 통해 일반에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인사담당자는 이로 인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마사회 노조는 “특별채용의 어려움을 보고한 간부들을 몰아세우고 부당한 지시를 강요당했으며, 최근 고위 간부의 사표 제출도 이와 연관돼 있다”면서 김우남 마사회장의 자신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사회 노동조합 등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4월 15일 감찰을 지시했고, 전국농업노동조합연합회까지 이와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두 달 보름 만에 해임이 건의됐다. 
마사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청와대가 감찰을 지시하기 전까지는 한 달여 동안 남의 일이었다. 정부 지침을 무시한 김 회장의 측근 채용 종용을 자체적으로 감찰해야 할 책임을 회피한 것은, 그가 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전력 때문일까?
김우남 회장도 마사회 노조를 비롯 농업 유관기관 노동자들의 ‘즉각 사퇴’ 촉구에 “단지 잘못을 질책하다가 나온 실수”라고 해명 아닌 해명했다. 특별 채용을 거부한 것이 잘못이라는 논리였을까?
김 회장은 청와대 감찰 지시 다음날 감찰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문을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으니, 청와대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임 건의 제청을 하게 되면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이 해임 재가를 하게 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마사회 관련 잡음은 4개월 만에 매조지가 되겠지만, 그동안 마사회를 비롯 축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코로나 사태에서 비롯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무관중 경마로 마사회는 사상 초유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이 4380억원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85%나 줄었다. 이 때문에 국내 말산업은 거의 초토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마사회 수익금의 일부를 축산발전기금으로 사용하는 축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었다. 온라인 경마가 사행산업이라는 오해로 불식시키고 회생의 기회를 갖고자 했던 말 산업 관계자를 비롯 축산관계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가해자는 고통 몰라


‘갑(甲)질’은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로 위키페디아에 영어로도 ‘Gapjil’로 나온다. 사전적 의미로는,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 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말한다. 
직장에서 정해진 일 외에 다른 일까지 요구받는 것, 반말과 무시, 결제를 라인을 통한 괴롭힘, 주중 근무나 야근 등등으로 지위가 낮은 직원에게 부당한 요구를 스스럼없이 행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직장 내의 괴롭힘을 당하는 직원은 심각한 심적‧육체적 고통을 받는다. 집에 와서도 머릿속에서 당시의 상황이 떠나지 않아 심지어 잠을 설치거나 꿈속에서도 괴로움을 당한다는 사실을 가해자는 모른다. 
프랑스의 병리학자인 이사벨 니드함머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문의 143명의 도움을 받아 3132명의 남성과 4562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사람일수록 수면장애에 시달렸다. 발언기회를 주지 않기, 폭언 퍼붓기, 은근히 비난하기와 같은 것에서부터 업무를 주지 않기, 하찮은 업무만 맡기기 등 종류도 다양했다. 
니드함머는 45가지 유형의 괴롭힘을 최근 12개월 동안 얼마나 자주, 또 오랫동안 겪었는지, 다른 사람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는지, 설문참가자들에게 물었다. 통계조사 결과 직장의 괴롭힘이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강력한 요소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톡홀름 대학의 안나 뉘베리는 상사의 리더십과 심장발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리더십이 엉망인 상사와 오래 근무할수록 심장발작률이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직원들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보여주는 연구들이다. 
왜 사회에서 또는 직장 내에서 갑질이 없어져야 하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마사회의 경우는 그나마 강력한 노조라는 버팀목이 있기에 공론화될 수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