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살기 위해서는 우선으로 먹어야 하고, 가릴 것은 가리고 계절에 따라 맞는 옷을 입어야 하며, 피곤한 몸을 쉬게 하면서 눈·비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한다. 
인류가 최초로 출현한 것은 390만 년 전 아프리카 적도 부근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류는 자연이 만든 천연동굴을 생활하기 편하게 고치기 시작하면서 오두막 형태로 집이 변화하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서 좀 더 튼튼한 집의 형태를 갖춰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의 주거형태는 기술의 발전과 문명의 발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선사시대에는 유목 생활을 위해 이동이 손쉬운 움막이나 토굴이, 고대·중세에는 농경과 수공업 중심으로 정착 생활이 시작되면서 흙·목조·석재 가옥이 확산됐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형태의 집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디고 강한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적응하면서 집을 지어왔다. 
유목 생활을 하는 몽골인은 ‘활처럼 생긴 거처’라는 뜻의 게르(Ger)라는 이동식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으며, 아프리카 어떤 부족은 나무 위에다 집을 짓고 살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건물인 뉴욕에 있는 432 파크 애비뉴 건물의 높이가 426미터나 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며 거기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강심장을 갖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과거의 주거공간이 피난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쾌적한 삶을 일구어가는 생활의 장소로 변했다. 
최근 대한민국은 가히 아파트 공화국으로 탈바꿈된 지가 오래다. 전국의 아파트 수는 2019년 기준 1128만 호로 전체 주택의 62%에 달하지만, 아직도 공급이 수요에 훨씬 미치지 못하여 아파트 구매 광풍(狂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20대와 30대의 몸부림이 안쓰럽기만 하다.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경기도가 302만 호로 서울의 172만 호 보다 많다. 아파트는 살기 편하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다. 알아서 관리도 해준다. 방범·주차·청소 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쾌적한 환경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너무 비싸서 돈 없는 사람은 그림의 떡이다.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42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집 없는 민초(民草·백성)들의 피맺힌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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