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는 용도가 다양하다. 지팡이의 사전적 의미는 ‘걸을 때나 서 있을 때 몸을 의지하기 위하여 짚는 막대기’를 말한다. 
노인들이 힘이 부쳐 걸어갈 때 의지하는 지팡이도 있고,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걷거나 설 때 겨드랑이에 대고 짚는 지팡이로 일명 ‘목(木)발’도 있다. 
두 다리가 성하지 못한 사람이 걸을 때 짚는 두 개의 지팡이인 쌍(雙)지팡이도 있고, 대나무로 만든 대지팡이도 있으며 스님들이 바랑을 메고 탁발을 하러 다닐 때 짚고 다니는 지팡이, 상여 나갈 때 상주가 짚는 지팡이, 쇠로 만든 지팡이, 짧은 지팡이, 지게를 지고 무거운 짐을 잠시 쉴 때 사용하는 지팡이 등 많은 용도의 지팡이가 있다.
이조 중종때 문신 김정국(金正國·1485 ∼1541)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이모부에 의해 양육되었다. 
그는 재물이나 권력 같은 세속적 욕망에 매이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의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이 살림살이도 넉넉하고 부러울 것이 없는데도 욕심을 부리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친구에게 늘그막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10가지 정도며 지팡이의 필요함을 조언한다. 늙어서 꼭 필요하다는 물건 얘기를 들어보자. 
첫째 늙은 몸을 부축할 지팡이 한 개, 둘째 책을 소장하고 얹어 놓을 수 있는 선반 하나, 셋째 거문고 한 벌, 넷째 차 달일 화로 한 개, 다섯째 잠을 청할 베개 하나, 여섯째 바람 통하는 창문 하나, 일곱째 햇볕 쬘 툇마루 하나, 여덟째 신 한 켤레, 아홉째 서로 정담을 나눌 수 있는 벗 한 사람, 열 번째 봄 경치 즐길 수 있는 나귀 한 마리 정도라고 조언한다.
이 열 가지 물건이 그다지 돈을 많이 요구하는 물건이 아닌 일상의 평범한 행복을 느끼는데 필요한 것이다. 
지팡이는 인생을 이끌어 주는 나침판이다. 우리가 성장하는 데 크게 공헌하는 지팡이는 무엇일까. 
스님은 고참(古參·선임자) 스님의 지팡이에 의지하여 수행정진 한다. 학생은 선생님이라는 지팡이에 기대어 공부하고 꿈을 키워나간다. 
회사원은 회사의 지팡이를 통해 식솔들을 부양하면서 살아간다. 
인생이라는 산을 오를 때 필요한 지팡이는 나눌 줄 알고, 남을 배려하고, 감사할 줄 아는 지팡이가 필요하지 않을까. 
착한 말을 하고, 착한 행동을 하고, 착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밝은 사회가 될 것은 불문가지다. 
인생의 지팡이는 가까운 데에 놓여있다. 부부간은 인생의 쌍지팡이다. 나는 어떤 지팡이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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