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하던 곡물 가격 조정
대두 7% 옥수수·소맥 3%

과거 2012년과 2013년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수준으로 치솟았던 곡물 선물가격들이 한 달 사이에 대폭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주간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대두가 7% 내렸으며 옥수수와 소맥도 각각 3%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들어 시장이 대거 조정을 받으며 하락하게 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바이오연료 정책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바이오연료의 의무적 혼입 대상에서 정유 업체들을 제외시켜 달라는 압박에 못 이겨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적용 제외 방안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화석 연료에 대한 바이오연료 혼입 비중 감소 가능성이 옥수수와 대두에 대한 바이오연료용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을 시장은 우려해 선물가격을 대폭 떨어뜨려 놓았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식용유 시장도 대거 조정을 받아 하락세로 전환됐으며 시카고 대두유 선물은 물론 국제 시장에서의 팜유 및 카놀라유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편 미국의 주요 곡물 산지인 아이오와, 일리노이, 미네소타 출신의 연방 의원들과 바이오연료 산업은 그와 같은 조치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오연료 정책은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곡물 가격이 하락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미국 중서부 및 대평원 일대 날씨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상당히 무덥고 건조한 날씨로 작황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서늘한 날씨에 적정량의 비가 내려 생육에 도움을 줄 것이란 전망으로 바뀌면서 올해 가을 생산 확대에 거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생육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지만 옥수수, 대두, 소맥의 생육 속도는 예년 대비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6월 13일 기준 미국의 옥수수 발아율은 96%로 최근 5개년 평균 대비 5%p, 대두 발아율은 86%로 최근 5개년 평균 대비 12%p 앞서 있다. 겨울밀 출수율은 92%로 최근 5년 평균과는 같으나, 봄밀 출수율은 8%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2%p 앞서 있다.
그밖에 대두 시장의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내 대두 파종면적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30일 미국 농무부(USDA)는 파종면적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시장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전미유지작물가공협회(NOPA)가 집계한 5월 착유용 대두 소비량이 시장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점과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구매 확대 소식 역시 대두 가격이 낮아지는 주요 요소가 됐다. 옥수수의 경우 브라질에서의 2기작 옥수수 생산 부진 우려는 여전하며 특히 주요 생산 주인 마투그로수 주의 가뭄 현상은 더 심해졌으나 아르헨티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점은 시장 불안을 완화시켜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2020/21 시즌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을 종전 4600만 톤에서 480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연합,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국가들의 소맥 생산량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는 점에 소맥 시장도 고무되어 있다. 프랑스에서는 연밀 생육 상태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분석 기업들은 러시아의 소맥 생산량 전망치를 거듭 상항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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