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지난해 12월 30대 캄보디아 여성근로자의 죽음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그녀의 사망원인으로 한파에 따른 동사 가능성이 제기되자 열악한 농장 환경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순식간에 농장주의 신상정보가 털리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고, 공중파에선 카메라를 들고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해 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은 동사가 아닌 간경화로 인한 부정맥 파열로 파악됐다.
지병에 의한 사망임이 밝혀졌지만 대중들은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근로자들을 착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제는 농장에서 외국인근로자를 선택해 채용하기 보단 그들이 농장을 선택하는 시대다.
여러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며 조금이라도 유리한 곳에서 일하길 원하고 있고, 커뮤니티와 SNS 등으로 농장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어 숨길 수 없다.
필요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나 이주노동자센터 등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농장은 내국인들이 일하기를 기피하기 때문에 심각한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외국인근로자들이 없으면 운영이 어렵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들의 입국도 막혀 농장주가 눈치를 보는 ‘갑’과 ‘을’이 역전된 상황이다. 언제 농장을 관두고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근로자들이 여전히 부당한 처우를 받는다는 오해가 쌓이고 있다.
마치 농장주들이 악덕고용주의 표상인 듯 묘사되는 방송을 보면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진다.
본인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는 선량하고 부지런한 대다수의 농장주들도 함께 매도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상대적 약자인 외국인근로자들의 인권 보호는 당연하지만 선입견에 사로잡힌 과잉일반화는 없었는지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다만 극소수 농장의 일탈행동이 확대 해석돼 산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자. 지속적인 축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치우친 왜곡된 시선을 벗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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