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각기 다른 얼굴로 살아간다. 그런데 얼굴에는 누구를 막론하고 두 눈이 옆으로 놓여있고 코는 수직으로 배치되어있다. 
즉 안횡비직(眼橫鼻直·눈은 옆으로, 코는 위아래로) 으로 신(神)께서 균형을 맞추어 창조하신 것이다. 혀에 침이 묻어 있지 않으면 절대로 맛을 알 수 없듯이 코에 물기가 없으면 냄새를 맡을 수 없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두개의 콧구멍은 3~4시간마다 그 활동을 교대한다. 한쪽 콧구멍이 냄새를 맡는 동안 다른 하나는 쉰다. 
모든 인간은 코 안에 적은 양의 철(鐵·Fe)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양 눈 사이의 사골 안에서 발견되며 작은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빛이 없을 때 이것을 이용해서 방향을 잡는다고 한다. 
사람의 오감 중 가장 예민한 감각은 후각이다. 다른 감각보다 가장 빠르게 반응하지만 금세 약해지고 사소한 원인으로 무뎌지기도 한다. 
진하지 않고 은은한 향기가 나면 코가 신경을 써서 그 방향을 잡는다. 매혹적이고 좋은 향이 소리 없이 난다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게 된다. 향수를 사랑했던 마드모아젤 코코 샤넬은 “향기가 없는 여인에겐 미래가 없다”라는 폴 발레리의 유명한 말을 즐겨 사용했다. 여성의 패션을 일으킨 샤넬은 ‘샤넬 No. 5’라는 향수를 개발하여 향수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전 세계 여성들로 하여금 향수의 대명사로 인식되게 했다. ‘샤넬 No. 5’가 나오기 이전까지의 향수는 대부분 꽃향기를 배합한 제품이었다.
 특히 장미향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기인데 달콤하면서도 싱그러움을 전해 사람들이 절로 미소 짓게 하는 이 장미향에는 ‘인돌’과 ‘스카톨’이라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좋은 향기에서 ‘인돌’과 ‘스카톨’은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성분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냄새 중 하나인 방귀 냄새의 주성분 역시 ‘인돌’과 ‘스카톨’이다. 
가장 향기로운 냄새와 가장 고약한 냄새가 성분이 같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둘의 차이점은 농도다. 인돌은 ‘꽃냄새 같은 개똥 냄새’가 나고, 스카톨은 ‘고양이 똥 같은 냄새’다. 
인돌과 스카톨이 농도가 높으면 악취를 풍기지만, 농도가 낮을 경우 꽃향기를 풍긴다. 같은 성분이어도 농도에 따라 천양지차의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선업을 쌓는 사람은 은은한 향기가 풍겨나고 악업을 행하는 사람은 역하다. 
농도에 따라 향기는 달라지고 사람은 시련과 실패의 향기로 내공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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