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 공헌 초점…지속 가능 산업 선결조건

‘얼마나 벌었냐’ 수익 위주서
‘어떻게 벌었냐’ 과정 더 중시
“나만 잘살자”는 기업은 퇴출
상생 개념을 체득해야만 생존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동물 복지·지역 활성화 참여
‘탄소 줄이기’ 친환경은 필수
건전한 기업문화 정착 계기

선진은 ‘함께 만드는 넉넉한 세상’이라는 사명 아래 ESG 경영 실천 일환으로, 농어민 장학사업 기부금 마련, 농촌 지역 활성화 활동, 수해 피해 이재민 후원 등을 실시해 업계 귀감이 되고 있다.
선진은 ‘함께 만드는 넉넉한 세상’이라는 사명 아래 ESG 경영 실천 일환으로, 농어민 장학사업 기부금 마련, 농촌 지역 활성화 활동, 수해 피해 이재민 후원 등을 실시해 업계 귀감이 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2월 ESG 경영 강화를 위해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문진섭 조합장(오른쪽)과 노민호 ESG위원장(상무이사)이 ESG위원회 발대식에서 현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2월 ESG 경영 강화를 위해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문진섭 조합장(오른쪽)과 노민호 ESG위원장(상무이사)이 ESG위원회 발대식에서 현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SG 경영’이 재조명됐다. 국내에서도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기대가 커지면서 ESG 경영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농축산식품 관련 기업(이하 축산기업)에도 ESG 경영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어 추후 가축을 사육하는 축산농가 이미지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 새로운 ESG 위험 관리

해외 굵직한 투자기관이 전 세계 기업들에게 ESG 활동을 압박하고 있다. 해외 최대 투자관리회사인 블랙록은 석탄사업 비중이 총 매출의 25%를 넘는 기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선언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전력에 서한을 보내 석탄발전소 건설에 계속 투자하는 이유를 물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 연기금은 한전에 투자했던 투자금 약 800억 원을 모두 회수했다. 한전이 탄소배출 감소에 소홀하다는 것이 이유다. 한전은 이후 건설 중인 사업 외에 더 이상 석탄발전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SG 위험 관리 필요 요소가 새롭게 생겨났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조건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ESG는 지난 2005년 UN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만든 국제협약에서부터 공식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기업이 얼마나 사회를 위하고,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사업을 하는지 평가하는 개념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환경 부문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지만, 향후 사회책임, 지배구조 강화로 차츰 역량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국민 인식 조사 결과

ESG는 단순히 사회적 책임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가치 향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이 기업의 ESG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제품 선택 기준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구매에 영향을 주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63%가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ESG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70.3%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친환경·사회공헌·근로자 우대 등 ESG 우수기업 제품의 경우 경쟁사 동일 제품 대비 추가 가격을 더 지불 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 비율도 88.3%에 달했다. 

이재혁 고려대 교수는 “ESG 경영은 투자 유치, 매출 상승 등 긍정적 효과도 발생시킬 수 있지만 문제 발생을 방지하는 위험 관리 측면의 효과도 크다”며 “SNS, 동영상 플랫폼 등의 발달로 기업의 ESG 관련 이슈가 쉽게 공유될 수 있는 만큼 ESG 경영에 보다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뿐만 아니라 대형규모의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준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주로 매출에 관심을 가졌다면, ESG는 기업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업들은 ESG에 기반을 둔 경영활동을 펼쳐나가는 것이 필수조건이 됐다. 

 

# 축산기업에 부는 ESG 바람

선진은 ESG 경영을 한층 강화, 즉시 실천 가능한 영역에서부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선진포크한돈 등 제품에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한다. 장바구니로 재사용 가능한 보냉팩과 화분영양제로 쓸 수 있는 아이스팩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동물복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동물복지인증 한돈농장 17곳 중 12곳 등 약 70%가 파트너 농장이다. ‘함께 만드는 넉넉한 세상’이라는 사명 아래 농어민 장학사업 기부금 마련, 1사 1촌을 맺는 등 농촌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2월 24일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올해 선포한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라는 경영이념에는 ‘세상을 건강하게’는 ‘사람·사회·지구를 건강하게’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ESG위원회 출범을 통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사내 일회용 종이컵 퇴출 및 재생용지를 활용한 친환경 명함 사용,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사무용품 변경 등 전사적으로 친환경 활동을 추진한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제품 포장자재 변경 등 친환경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이사회 내에 ‘사회 가치 및 녹색 금융위원회’를 만들고 ‘ESG 전략협의회’도 신설한다. 직장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참여 가능한 캠페인을 소개하고, 동참을 유도하는 등 친환경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ATM기를 통해 고객에 ‘탄소포인트제’를 안내하고, 탄소포인트제 가입 시 여신과 수신 상품에 금리우대를 부여하는 등 다양한 혜택도 기획했다.

범농협 차원에서는 ESG 실천 공통 주제로 ‘잔반 안 남기기’를 선정했다. 구내식당 보유 계열사는 식당 입구에 매일 잔반량을 게시해 잔반 안 남기기 실천을 독려할 예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4월 28일 aT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어업 실현을 위한 ‘aT ESG경영 선포식’을 개최했다. 

△(환경경영)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한 농어업 지원 △(사회적책임)농어민과 만드는 국민 행복먹거리 △(지배구조)국민에게 신뢰받는 투명한 aT를 목표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자 ESG경영을 선포했다. 또 실천 다짐으로 서약서를 제출한 169개의 농수산식품기업을 소개했다.

aT는 선포식에서 환경·사회책임·투명성 등 사회적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지구를 살리는 활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하림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4월 5일 임직원 60여 명이 식목일을 맞아 익산공장이 위치한 망성로 도로 주변에 측백나무 600여 그루를 심었다. 이번 행사는 익산공장을 중심으로 녹색환경을 조성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했다.

하림은 ESG 경영 실천에 있어 저탄소 녹색 성장의 기반 구축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설비, 신재생 에너지 활용 설비, 재활용 가능 아이스팩 도입, 제품 포장재 축소, 폐기물 재활용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 17일 ESG 경영해법 제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오는 17일 ‘미래를 위한 그린 시그널 : 식품산업 ESG를 더하다’란 주제로 제11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국가식품클러스터 공식채널인 유튜브(국클TV), 페이스북은 물론 아리랑TV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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