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상용화 가능…정책 ‘합의’가 관건

농식품부, 항원 확보 했지만
상시 백신 부정…계획 없어
긴급할 때 생산한다 하지만
‘링백신’만 가능 유사시 부족

산학연 연구·개발 착실 진행
분무 생백신 대량 접종 가능
자연 감염 구별 청정국 유지
방역 효율성 따져 결정해야

 

목 차
<상> AI 백신 필요성, 왜 나오나 
<중> 반대의 이유는
<하>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찬성 측은 AI 발생 시마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고 농가 피해가 큰 만큼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일각에서는 축종별 효능, 바이러스 변이, 인체감염 등의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라 긴급 백신 접종에 대비한 고병원성 AI 백신 개발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고병원성 AI 백신 생산, 가능성은 있는걸까.

 

# 항원뱅크에 AI 항원 확보

농식품부는 지난 2016∼2017년 역대 최악의 AI를 겪은 뒤 이듬해인 지난 2018년 항원뱅크를 구축했다. 

현재 닭 2000만 마리 접종분(1000만 마리×2회)을 만들 수 있는 AI 항원을 확보해두고 있지만 상시백신을 만들 계획은 전혀 없다. 

전국적인 AI 확산에 따라 살처분만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도래할 경우 일주일 내에 긴급하게 백신을 생산해 접종한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긴급백신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 우선 접종대상으로 지목되는 국내 산란계와 산란종계 사육마릿수만 해도 7000만 마리로 2회 접종시 1억4000만 마리분의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긴급백신 2000만 마리 접종분은 발생지역 주변의 한정된 지역에 링백신(Ring Vaccination)만 가능한 양으로 유사시 사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백신 생산, 리드 타임 필요

게다가 나머지 1억2000만 마리분의 고병원성 AI 백신 생산을 위해선 최소 1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백신 생산에는 종란과 어쥬번트 공급이 전제돼야 하는데 종란은 연간 계약으로, 어쥬번트는 수입되는 구조다. 

때문에 긴급백신 접종을 결정하더라도 종란과 어쥬번트를 확보하는 데만 5개월, 여기에 백신 생산에 5개월이 더 소요되는 등 최소 10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연 이를 긴급백신이라 할 수 있느냐는게 이들 주장의 근간이다.

이와 관련 한 동약업체 관계자는 “백신 생산에는 리드 타임이 필요하다. 최소 10개월 전에는 오더가 들어가야 한다”면서 “인체용이든 동물용이든 모든 백신이 연간 계획에 따라 생산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백신 제조업체들은 농장 등과 사전 계약을 맺고 종란이나 어쥬번트 등의 원자재를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 백신 제조업체 5개사의 생산 케파 중 10~15% 정도를 긴급백신 생산에 투입한다고 가정할 때 5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바이오포아 백신 상용화 가능

반면 산학연에선 고병원성 AI 백신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백신 연구 제조업체 ㈜바이오포아에 따르면 고병원성 AI 생독 벡터백신을 연구·개발해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상태다.

바이오포아가 개발한 백신은 기존 접종 중인 뉴캐슬병바이러스(NDV) 생독 벡터백신을 기반으로 한다. 

분무 접종이 가능해 긴급상황시 신속한 접종과 함께 항체형성 기간이 빠르며 1일령 병아리에 접종시에도 안전하다. 또한 고병원성 AI와 뉴캐슬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고 ND에 대한 항체가 있는 닭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분무나 음수와 같은 대량접종이 가능해 분무용 생백신으로 활용할 경우 기존 불활화백신 항원뱅크 생산단가의 1/10 이하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신속한 접종과 함께 빠른 항체 형성도 가능하다. 

바이오포아 관계자는 “개발된 백신은 백신접종과 자연감염간 구별이 어려운 사독백신과 달리 백신과 자연감염의 구별이 가능해 살처분 없이도 AI 청정국 유지가 가능하다”면서 “이같은 NDV 벡터 생백신을 1차 면역에 적용하고 불활화 백신을 2차로 접종한다면 더욱 우수한 면역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건국대도 AI 벡터 백신 개발 중

송창선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도 NDV 벡터 백신을 활용한 고병원성 AI 백신을 개발했다. ‘Clade 2. 3. 4. 4 H5Nx’ 고병원성 AI 벡터 백신은 현재 제작을 완료해 동물실험을 거쳐 분석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 AI 벡터 백신은 야생 청둥오리로부터 분리한 바이러스를 후보균주로 사용해 오리에서 백신 접종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했다는게 송창선 교수의 설명이다.

송 교수는 “건국대가 개발한 K148 뉴캣슬 벡터 백신은 오리에게 감염이 가능해 오리에 대한 백신이 가능하다”면서 “기존 백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통한 항원뱅크 및 백신정책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백신 전문가는 “AI 백신 기술이 많이 발전된 만큼 경기지역 일부 산란계농장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서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향후 정책 방향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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