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기간 재 연장따라
노계화로 산란율 급감
저병원성AI·IB도 유행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계란 가격은 아직도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계란 수입, 할당관세 연장 등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계란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근 발표한 축산관측에 의하면 6월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7023만 마리로 평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9일 현재 계란가격은 판당 7537원으로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때문에 산지에서는 계란 부족으로 물량이 달리는 까닭에 10원 웃돈 거래가 고착화됐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사육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계란가격이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계란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농경연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평균 계란 구매량은 137.7개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지난 4월 농협 주요매장 66개소의 계란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늘었고, 지난달 1~20일에도 10.2% 증가하는 등 소비 증가가 계란값을 떠받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가장 큰 이유는 산란계의 노계화 현상 심화에 있다.

산란계는 일반적으로 70주령에 도태하지만, 지난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대규모 살처분으로 계란가격이 높게 형성되자 대부분의 농가들이 노계 도태를 미루고 100주령 이상까지 연장 사육함에 따라 산란율이 대폭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 가금수의사는 “지난겨울 대규모 산란계 살처분에 따라 산란용 병아리와 중추값이 치솟았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후보계군을 확보할 수 없는 농가들이 부득이 사육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일부 농가들은 70주령 이상의 미환우계를 구입해 100주령 이상까지 사육하고 있다”면서 “사육마릿수와 계란 생산량이 비례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산란계 도계 현황을 지목했다. 매월 평균 300만 마리 이상 도태되던 산란계 도계마릿수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100만 마리 정도로 급감했다는 것. 이는 노계가 도태되지 않고 계속해서 계란 생산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병원성 AI와 닭전염성기관지염(IB) 유행도 산란율 저하에 한몫 하고 있다.

특히 IB의 경우 완치 후에도 산란율이 회복되지 않는데다 흔히 ‘물알’이라 하는 무각란, 연란, 파란이 발생함에 따라 가뜩이나 낮은 생산성을 더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만중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장은 “여름철 무더위 등으로 인해 자칫 계란 부족 현상이 여름철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산란계농장 정상화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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