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기아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2000년 이후 2000만 명 이상이 증가했다. 블랙 아프리카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전체 아프리카 인구의 40%대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 
2004년 당시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기구(FAO)가 북한 아동의 영양 실태를 광범위하게 조사했는데, 그 결과에 따르면 15세 미만 아동의 37%가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보조금이 주요 원인


게다가 수유모의 30%가 영양실조로 빈혈증세를 보여, 아이들에게 충분한 젖을 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도 북한 사람들의 영양상태가 나아졌다는 보도는 들어본 적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계속 파괴되고 있고 현재 국제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콩 경작지에 자리를 계속 내어주고 있으며, 그에 따라 지구 기후의 파국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농업 담당 집행위원은 교체되지만 식량 과잉 생산과 덤핑 정책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2006년 유럽연합 국가들은 자국 농민들에 대한 생산 및 수출 보조금으로 총 3490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 결과 육류와 우유, 감자, 곡물 등이 엄청나게 과잉 생산됐고, 과잉 생산된 상품들은 보조금 덕분에 아주 싼 가격으로 남반구에 수출됐다. 이는 남반구에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아프리카 각국의 주부들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을 동질의 아프리카 농산물의 절반이나 3분의 1가격에 살 수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하루 15시간씩 악착같이 일하는 농부들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저 생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활을 한다. 
아프리카 53개국 중 37개국이 거의 순수한 농업국가고, 이들 농업국가가 유럽연합으로 인해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 이것도 그 원인이 육류를 섭취하는 습관에서 나온 것일까?
우리가 질병에 걸리면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를 한다. 인구집단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고 노동자가 벤젠에 노출되면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현재 팬데믹으로 확산된 코로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전 세계가 불철주야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 병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아내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회역학도 있다.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학문이다. 이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의료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지만, 좀 더 심층적인 문제, 즉 왜 흡연을 하게 되는지, 무엇이 흡연을 하게 만드는지, 어떤 상황에서 흡연자들이 발생하고 늘어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다중적인 요인들을 찾아내고 치료해야 효과적으로 흡연 인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역학 전문가들이나 빈곤을 다루는 전문가들에게 ‘육류를 먹는 행위가 기아를 발생시킨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그리고 현상적인 유치한 주장일 뿐이다. 

 

사시적 관점 버려야


게다가 네덜란드나 덴마크 등 세계대전에서 식량 봉쇄로 육식을 하지 못한 그 지역의 인구들이, 육류 섭취로 인한 각종 심혈관 질환에서 해방됐다며 육류의 해로움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들의 빈곤과 기아 상태는 그들이 전통농업을 포기하고 육류를 비롯한 단일종의 환금작물로의 전환한 것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관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각종 보조금을 앞세워 자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값싸게 수출함으로써, 개발도상국들의 농업을 완전히 피폐하게 만든 것이 오히려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기아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게다가 그들이 육류 섭취를 하지 않으므로써 심혈관 질환에서 해방됐다는 일부 연구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한다. 그 당시의 기아 상태가 몸에 흔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 당시 어머니의 배 속에 있었던 태아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3배, 조현증은 2.6배 높았으며, 당뇨병 등 다양한 성인병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걸리게 된다고 한다. 
육류 섭취가 기아를 유발시킨다는 주장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착각성 상관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착각성 상관관계란 일단 어떤 추정을 하면, 그 추정을 아무 상관없는 곳에서도 통계적으로 연관 있는 것처럼 여기는 것을 말한다. 
증시 시세와 축구 경기의 결과가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갑자기 곳곳에서 이 믿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낸다. 미신과 예측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악의 경우 호의적인 충고마저도 외면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전략에 기초한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여기서 이른바 ‘방법론적 사고의 오류’라는 것이 발생한다. 그 결과 ‘육류 섭취=악한 행위’라는 신앙이 생겨난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을 무능력자로 보거나 음모를 꾸민다고 여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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