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앞세워 4차 산업혁명 접목
단순한 리더 양성 대학서
미래를 준비하는 곳으로
기반 부족해도 ‘의지’ 중시
영농 정착 위주 집중 지원
탄소 중립·온실 가스 감축
기후 변화 대응 교육 도입
스마트 ICT 시스템 장착해
친환경·자연 순환 자리매김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한국농수산대학은 1997년 개교 이래 올해까지 555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농어업 현장의 정예 인력 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체 졸업생의 84.7%가 영농에 정착했으며,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9000여 만 원으로 일반농가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농대는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 시대, 디지털 확대, 기후위기 심화 등 교육여건의 빠른 변화 속에서 기존 공급자 중심 교육체계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학 비전을 ‘농수산업 미래를 함께하는 디지털 농어업 인재양성 대학’으로 전격 변경했다.
다음은 지난해 12월 11일에 취임한 조재호 총장으로부터 한농대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
― 한농대 총장 취임 후 4개월 동안 중점 추진사항은.
총장 부임 이후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농진청·새만금개발청 등 유관기관 및 교수·KREI 관계자 등 전문가들과 20여 차례 이상 면담했다. 총동문회장·학생회장 및 학과 관계자, 내부 교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내·외부 관계자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한농대 전략체계 구축,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통해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한 교육행정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한농대의 미래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한농대 입학전형도 바뀌나.
영농기반이 없거나 부족해도 영농의지가 강한 인재의 입학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선했다.
입학전형 중 영농기반 점수가 없는 특별전형의 모집비율을 확대하고 일반전형에서도 단순 영농기반 점수를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영농의지 평가를 위한 면접평가 점수는 기존 25%에서 30%로 확대하고 영농 계획 중심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학생들의 전공 및 교과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전형은 학부 단위로 모집하고(특별전형은 전공단위 모집), 학부제 도입에 따라 필수과목을 최소화해 교과 선택의 기회를 확대했다. 교양‧공통 필수과목에 대해서는 전공 특성에 따라 선택 이수를 허용한다.
학생들의 자율학습권 강화를 위해 역량개발 로드맵을 제공하는 등 자기주도적 학습기반을 마련한다. 전공별로 정착 유형(승계·창업·취업)에 따른 산업 현황 및 수요, 관련 자격증 등을 분석·제공해 학생들이 교과목을 맞춤형으로 설계한다. 자율적인 학습 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학기당 최소 이수학점도 축소(20학점 이상→15)한다.
― 영농기반이 없는 학생 비중이 늘어나는 것인가.
학생들은 재학 중 등록금, 기숙사비 등을 국비로 지원받는 대신 6년간의 영농의무가 부여된다. 한농대는 졸업생의 영농의무 이행관리를 책임진다. 앞으로 영농기반이 없는 학생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졸업생 영농의무 이행관리는 ‘영농이행 점검’ 중심에서 ‘영농정착 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졸업생 심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유관기관의 농업경영체 등록 여부, 건강보험 취득·상실 내역 등 정보를 활용해 의무영농 이행 점검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 심층관리 대상자를 선정해 상담을 통한 애로사항 파악 등 영농 정착을 집중지원 한다. 입학부터 학사관리, 졸업 이후까지 다양한 학생 정보를 DB화한 학생 패널 데이터(Panel Data)도 구축해 체계적인 학생 관리를 추진하겠다.
졸업생의 창업 준비부터 정착까지 단계별로 영농·영어 정착 지원사업 정보를 지자체별·품목별·정착 유형별로 DB화해 수요자 맞춤형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졸업 후 영농진입 단계(졸업 후 1~3년차)는 실습 임대농장, 2030 농지은행 등 사업 정보 제공, 정착희망 지자체 연계 중심으로 지원한다. 정착·성장 단계(4년 이후)에는 초기 적정투자 유도를 위한 2040 심층컨설팅 및 마케팅 교육‧판로 확보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 농어업 분야에서도 4차 산업기술이 요구된다.
기존 교과목에 데이터 수집‧활용 등 디지털 교육 내용을 접목한다.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대응 등을 교육과정에 포함토록 할 계획이다. 디지털 교육을 위해 농촌진흥청(디지털농업추진단)과 정보·연구자료 및 전문가 풀 공유를 위해 상시협의체를 구성·운영하며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학교 내 디지털 교육 및 기후변화 교육시설이 필요하다. ‘스마트 ICT 융합교육 시스템’을 통해 교내 실습장 생육환경(온·습도, CO2 등) 데이터를 DB화함으로써 디지털농업 교육에 걸 맞는 '시설·장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새만금 간척지에 ‘한농대 스마트 농업 실습장’을 조성해 노지 스마트팜 및 스마트 축산 교육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졸업생·귀농 희망자 등 다양한 현장 교육·실습 수요를 충족(전통적 축산에서 탈피한 '데이터 기반 정밀 사양관리시스템'을 도입, 환경문제 해결) 할 예정이다.
― 한농대 입학을 원하는 고교생이나 현재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농대 입구에 들어서면 ‘디지털 농어업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과 미래를 함께하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볼 수 있다. 한농대가 지향하는 발전 방향이다.
4차 산업기술 및 기후변화 등 농어업 환경변화에 적합한 전문 농어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졸업 후에도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승계·취·창업에 필요한 사업을 적극 지원 할 마련했다. 본인만의 특별한 아이디어나 의지를 갖고 농어업 분야에 정착해 성공하고자 한다면 현장 실습중심의 한농대가 가장 좋은 대안이다.
졸업생들은 이미 지역사회의 농어업을 대표하며 농어업 기반을 조성해나가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농대는 지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미래 농어업·농어촌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이끄는 리더를 양성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