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지구는 지금까지 총 5차례의 대멸종 사태를 겪었다. 첫 번째, 4억5000만 년 전에 86%의 종이 소멸됐다. 두 번째, 그로부터 7000만년 후 75%가 소멸했다. 세 번째, 1억2500만 년 뒤엔 96%, 네 번째, 5000만 년 뒤엔 80%가, 마지막으로 1억 3500만 년 후엔 다시 75%가 소멸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멸종의 원인이 ‘소행성의 충돌’로 인식하고 있지만, 공룡이 멸종한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중 가장 악명 높은 경우는 2억5000만 년 전에 발생한 대멸종이다. 

 

‘기후공격’ 이제 시작


미국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이며 최근 <2050 거주불능 지구>를 저술한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그 당시의 멸종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5도 증가시키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로 인해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이 방출되면서 가속화됐고, 결국 일부 종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고 나서야 종결됐다. 
웰즈는 지구 과학자들은 이미 70~80년 전부터 온실효과가 무엇인지, 나무‧석탄‧석유를 태울 때 나오는 탄소가 어떻게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균형을 파괴할 수 있는 지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아무 먼 미래에나 이루어질 것으로 오판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북극에서 얼음이 녹아 내려 연구 기지를 고립시키는 바람에 북극곰들과 함께 섬에 갇힌 과학자들의 이야기나, 오랜 세월 영구동토층에 묻혀 있던 순록 사체가 녹아내린 얼음 밖으로 노출되면서 사체에 접촉한 어느 러시아 소년이 탄저균에 감염됐다는 이야기 등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러다 2011년 이후 약 100만 명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이 기후변화와 내전을 피해 유럽 곳곳을 떠돌며 난민 쇼크를 유발한 공황 상태와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연재해 때문에 기후변화가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기후난민은 시리아뿐만 아니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그 밖의 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어서, 그 수가 2050년에는 1억4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현재 유럽이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 위기의 100배 규모다. 유엔이 제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훨씬 더 끔찍하다. ‘싸움을 벌이거나 도망을 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취약한 빈민층이 10억 명’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1820년 산업혁명 시대의 전 세계 인구에 맞먹는 수치다. 
웰즈는 지구가 1도 상승하면 그 결과는 세계대전이나 암 재발의 실상만큼이나 지켜보고 싶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2도 상승하면 빙산이 붕괴되고 4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물 부족을 겪고, 적도 주변의 주요 도시에는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이런 ‘찜통 지구 시대’가 도래할 것인데 21세기가 끝날 즈음에는 이러한 기후의 공격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다음 뒤를 이을 ‘지옥 같은 100년’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 축산이 문제인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기후 문제는 지금 우리가 아직 일상적으로는 겪고 있지 않기에 남의 일처럼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아주 많은 곳에서 이미 기후 위기의 몸서리치는 재해를 겪었고, 겪고 있으며,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대서양에서 발생한 대형 허리케인 ‘하비’는 미국 휴스턴을 강타해 50만년에 한 번 겪을 법한 사건으로 불렸다. 이 폭풍우는 2015년 이래로 발생한 세 번째 대형 폭풍우였다. 
2016년 미 메릴랜드 주에서는 ‘10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홍수’가, 2년 뒤에도 비슷한 규모의 홍수가 다시 같은 마을을 덮쳤다. 세계 곳곳에서의 화염과 같은 기록적인 폭염이,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산불은 ‘화염 쓰나미’라는 새로운 말을 탄생시켰다. 
또 캘리포니아 주에서 사상 최악의 화재인 캠프 화재가 발생한 동안 LA 근방에서는 울시 화재가 발생해 17만 명이 긴급히 대피해야 했다. 이때 이러한 형국을 두고 ‘새로운 일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러한 급격한 기후위기를 겪으면서 그 원인을 축산업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림을 파괴하고, 초지를 메마르게 할 뿐 아니라 메탄 가스를 대기로 유출시켜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며 축산업을 오염산업으로 낙인찍는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강하게 제기한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인간을 다른 동물로부터 윤리적으로 구별하는 게 전혀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먹이사슬 꼭대기에 위치한 우리가 스스로의 지위를 마음껏 과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극단적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을 거부한다. 
여성인권이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침팬지나 문어한테까지 인권 비슷한 법적 권리를 보장하자는 논의가 나오는 사실이 오히려 불쾌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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