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3일은 교육·과학·문화 보급과 국제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삼는 국제기구 유네스코(UNESCO)가 1995년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이는 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만든 날이기도 하다. 
현재의 문명이 꽃을 피우게 된 원동력은 아마도 ‘책과 인쇄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이 없었다면 축적된 인류문명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기술의 발전은 매우 더뎠을 것이다. 
우리가 풍요롭게 누리는 편리함은 인류가 이 땅위에 발을 내 딛는 순간부터 기술이 조금씩 축적되고 개선되어 현재에 이른 것이다. 그러면 책은 언제부터 만들어 졌을까. 종이 이전에 점토나 나무판에 기록된 것도 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면 그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4500년 전에 이집트의 파피루스(papyrus·풀줄기의 섬유로 만든 종이) 두루마리로 보고 있다. 
점토판에 비해 파피루스는 보다 더 쉽게 파손되는 약점은 있었으나 전혀 손상되지 않고 원형대로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이집트의 건조한 기후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종이 대용으로 파피루스를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파피루스는 종이(paper·페이퍼))라는 낱말의 어원이기도 하며 파피루스는 나일 강가에서 많이 자라던 풀(草·초) 이름이며, 이 풀로 만든 고대 이집트의 종이를 파피루스라고 했다. 
당시에는 요즘과 같은 질 좋은 종이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파피루스는 지금의 종이처럼 부드럽지 않고 뻣뻣했다. 
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에겐 문자를 기록할 수 있는 훌륭한 종이로 쓰여 졌다. 양질의 종이가 있어야 기록을 할 수 있고 보존도 가능하다. 
이것을 해결했던 사람이 2000년 전 중국 후한시대 채륜(菜倫)이다. 그는 서기 105년 후한시대 화제(和帝)때 궁중의 물자 조달 책임자였다.
그는 기술자들과 함께 나무껍질, 톱밥, 마(麻) 부스러기, 헝겊, 고기잡이 그물 등을 혼합, 분쇄하여 종이를 만들어 냈다. 채륜은 필기가 용이하도록 개량함으로써 최초로 종이다운 종이를 만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채륜의 종이 만드는 기술은 이슬람을 거쳐 유럽 세계로 전파 되었고 이후 15세기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1450년쯤 활자 인쇄기를 개발하면서 출판 시대가 열렸다. 
그 전까지 책은 값비싼 사치품이었지만, 출판 기술의 개발로 대중에게 책과 지식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책이 없었다면 인류가 언제 지구상에 발을 딛고 살았으며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를 전혀 알 길이 없다. 책은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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