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업계, 향후 대비 감축
낙농은 ‘부수익 창출’ 활기
현행법 상 막을 방법 없어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젖소에 한우 수정란이식이 늘어나면서 한우업계가 울상이다. 한우 산업은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가격 폭락을 우려해 수년째 감축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젖소에서 한우 송아지가 생산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 
낙농 산업이 수년째 침체기를 겪으면서 최근 들어서는 생산량 감축까지 이어지자 일부 농가들 사이에서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젖소의 특성상 분만을 해야 우유를 생산할 수가 있는데 사육 규모는 더는 늘릴 수 없는 상황. 
그 때문에 낙농가에서 한우 수정란이식을 통해 송아지를 생산하면 우유도 생산하고, 송아지 값도 젖소 송아지보다 최대 5~6배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젖소에서 나온 한우 송아지라고 해도 시장에서 외면받거나 가격에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수정란이식을 통한 송아지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지금처럼 한우 송아지값이 높은 경우에는 수정비용 등 제반 비용을 제하고도 상당 부분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한우산업 관계자는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한다 해서 젖소의 형질이 발현되는 것도 아니고 수정란의 어미와 아비 혈통 및 형질이 고스란히 나타난다”면서 “시장에 나왔을 때 젖소에서 태어난 송아지인지 한우에서 태어난 송아지인지 구별하긴 어려워, 시장에 형성된 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낙농 산업 측면에 있어서 한우 송아지 생산은 생산성 및 경영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에 농가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당분간, 이 추세가 지속 될 전망이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이식비용, 수태율 등을 감안했을때에 큰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에 개량 및 지자체 지원사업 참여 농가에 이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최근에는 송아지 전문 생산을 위해 젖소를 밑소로 수정란이식을 계획하는 농가도 늘어나면서 한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수정란 생산을 위한 난소 채취도 도축장에서 무작위로 이뤄지고 있어 시장 교란도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아지 단계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개체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어려워, 가축개량을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가 있다는 것. 
현행법상에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에 한우업계는 수정란 등록제를 통해 등록 및 이식기준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우에만 수정란을 이식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필요하다면서 한우협회와 한국종축개량협회 등 관련 기관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한우 산업은 사육 마릿수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타 산업에 의해 오히려 사육 마릿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수정란이식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취지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무분별한 이식은 자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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