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 난립…구조조정 다시 해야”


지역별 수수료 ‘천차만별’
물량은 한정 작업장 과당
환경부담금 지불 부담 커
폐기물 처리 등 비용 누적

위생·안전한 축산물 생산
노력했지만 인정 못 받아
회원사·업계 목소리 대변
자립 기반·권익 보호 최선

 

“도축업계, 도축장이 일한 만큼 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되면서 7연임에 성공한 김명규 한국축산물처리협회장은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임기 동안 도축산업과 축산물처리협회가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명규 회장은 “도축업계는 수십 년간,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해 최일선에서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조차 역할과 기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팎으로 도축산업을 둘러싼 현안들과 여건 개선 등을 통해 협회와 산업을 내실 있게 이끌어나갈 초석을 다지는 게 소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7연임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2005년부터 현재까지 축산물처리협회를 이끌어 왔는데….

협회장은 쉽게 말하면 심부름을 잘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회원들의 심부름을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회원들이 믿고 지지해준 것 같다.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일곱 번째 임기에서도 협회 회원사들의 애로사항 해소와 권익보호를 위해 심부름을 잘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취임 초만 하더라도 제도 및 환경 등 모든 것이 부족하고 또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영세한 상황으로 협회도 안정적인 운영이 불가능했고, 직원들의 급여도 밀려있는 상황에 회장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협회의 자립기반 안정, 회원사의 권익보호 이 두 가지만 보고 달려왔다. 

이러한 노력과 뜻을 회원사들이 적극 지지하고 협조·노력한 결과 현재의 위생적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 16년 동안 많은 일을 해왔지만, 아직도 도축업계를 둘러싼 여건이 좋지 못하다. 앞으로 중점 추진 사업은….

도축업계는 현재 포화상태다. 도축수수료가 마리당 1만 원에서 2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지역별 편차가 최대 마리당 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물량은 한정적인데 작업장이 많으면 수수료를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남 같은 곳은 12개(광주 포함)소가 과당경쟁을 하면서 1만 원 수준에 머물러있다. 

업계에서는 도축장 구조조정법을 부활시켜 다시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협회는 올해부터 다시 도축장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사업을 되짚어보고,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편 제도의 맹점 보완을 통해 무임승차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 갈수록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도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등의 처리가 더욱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혈액 등 육상폐기물 해양배출이 중단되면서부터 도축업계는 많은 환경 부담금을 지출하고 있다. 도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혈액을 비롯해 각종 폐기물 처리를 위한 비용 지출이 누적되면서 도축장들이 경영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처리시설 구축이 절실하다. 

최근 경기도가 폐기물 처리를 위한 동물자원순환센터 건립을 계획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부지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방향이 전환된 것으로 안다. 경기도 남부 권역에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은 세웠으나 지자체에서 반대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회도 수년간 혈액 자원화 시설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대내외적인 문제들 때문에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한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과거의 도축업계를 회상하면 한 단어로 ‘암울’했다. 이 표현 한마디로 그때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모두가 꺼렸던 게 도축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축업계는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 없이 자구노력으로 산업을 이끌어 왔다. 제도적 뒷받침이나 지원 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산업화를 위해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 현재까지 이르렀다. 

숭고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아직도 산재해있는 현안 해결과 앞으로 대두될 문제들에 대한 대응 등 할 일이 많다. 

많이 부족하지만, 회원사들의 요구와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고 협회도 협회다운 협회로 반석에 올리면서 임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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