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편안하고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먹는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기름진 땅에서 풍족하게 곡물을 수확해야 하고 교역이 잘되어야 사람들이 모여서 살 수 있다.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비옥하고 물이 풍부한 곳에 모여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중국 등도 강을 중심으로 형성 되어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다. 
지금으로부터 6000년 전에 벼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인구의 5분의 3이 쌀을 주식으로 하고 기타 인구가 밀이나 귀리 등을 가지고 빵을 만들어 먹는다. 
우리속담에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어른들이 늘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 조선시대 경주최씨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높은 신분에 따르는 정신적·도덕적 의무)는 지금까지도 회자(膾炙·입에 오르내림)되고 있다. 
경주최씨 가문이 17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약 300년간 부(富)를 이어오면서 12대까지 대대손손 가훈을 지켜가며 나그네나 굶주린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고 밥을 먹여주는 선행은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기부(寄附·조건 없이 나눔)의 전설로 통한다. 
가훈 중에 재산은 ‘만석(萬石) 이상을 모으지 말 것’을 가르치고 있다. 아마도 최 씨 가문의 후손들은 이 지침을 지키기 위해 부에 대한 욕망을 절제 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다른 부자 집들이 70% 받는 소작료를 40%로 낮추어 부의 혜택이 자연스럽게 나누어지도록 만석(萬石)의 지침을 실행했던 것이다.
그러면 만석(萬石)은 어느 정도나 될까. 순수 우리말 단위로 쌀 10홉(合·합)이면 한 되(升·승)가 되고, 10되를 한 말(斗·두)이라고 하며, 15말이면 한 섬(石·석)으로 통용되었다. 한 섬을 두가마니로 보았기 때문에 80㎏ 두 가마니는 160㎏이 된다. 
현재의 가격으로 환산해 보면 쌀 80㎏을 24만 원으로 보고 한 섬은 두가마로 한 섬 가격은 48만원이다. 
이를 만석(10,000)으로 곱하면 48억 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마도 그 많은 돈을 움켜쥐고 나누지 않았다면 인구에 회자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살기 좋은 곳은 인심이 후한 곳이다. 
아마도 미풍양속에 따라 자손들이 번창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삶을 실천한 선각자로 최 부자는 마땅히 추앙 받아야한다. 누구나 돈이 있다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연민의 정이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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