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입 달라 방어능력 저하
농가 산란율 급락 피해만
정확한 실태조사 바람직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국내 유통 중인 저병원성 AI 백신주가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 타입과 달라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산란율 저하와 폐사 등 산란계와 종계농가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저병원성 AI 백신 항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병원성 AI는 ‘제3종 가축전염병’으로 임상증상은 거의 없으나 산란율 저하 등의 피해가 있다. 육성 중에는 다소 피해가 덜 하지만 농장환경에 따라 산란율이 10~40%까지 떨어지는 등 생산성 하락을 동반한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저병원성 AI 발생 억제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2007년부터 예방백신을 사용해오고 있다. 실제 산란계와 종계농가의 경우 ABBN(AI(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IB(전염성기관지염 호흡기형), IB(전염성기관지염 신장형), ND(뉴캣슬병))이나 ABEN(AI, IB, EDS(산란저하증), ND), ABBEN(AI, IB, IB, EDS, ND) 등 4가 또는 5가 백신을 2회 접종 중이다.
문제는 이처럼 백신을 접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금농가에서 저병원성 AI가 발생한다는데 있다. 이는 끊임없이 변하는 AI 바이러스의 특성상 기존 백신의 타깃이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맞지 않아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가금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사례가 심심치 않게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금수의사는 “최근 고병원성 AI로 의심신고된 농가 중 H5형 항원이 검출된 농가는 대부분 고병원성 AI로 판명된 반면 H9형 항원이 검출된 농가는 90% 이상 저병원성으로 확인됐다”면서 “공식 통계는 없지만 가금농장 10개 중 2~3개소에서 저병원성 AI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 농가의 경우 산란율이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겨울 계란값 급증은 고병원성 AI에 따른 살처분이 주원인이지만 저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산란율 저하도 일정부분 작용했다”며 “다들 쉬쉬하고 있지만 곧 수면 위로 떠오를 문제”라고 꼬집었다.
모인필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해 12월 한국가금수의사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국내 H9N2 AI 발생사례’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존에는 Y439계열의 H9N2형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유행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Y280계열의 N9N2형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때문에 Y439 역가가 비정상일 경우 Y280 감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게 모인필 교수의 주장이다.
이같은 이유로 가금 전문가들은 최근 저병원성 AI 발생 상황에 발맞춰 백신주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존 저병원성 AI 백신만으로는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를 막기 어려운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백신주를 교체하거나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 관계자는 “저병원성 AI 검출시 피해가 우려되는 산란계와 종계를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상시 예찰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최근 필드에서 검출되고 있는 Y289계열 H9N2형 바이러스로 신규 백신주 개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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