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는 인간이 현재까지 존속하고 그 역사를 후손들이 알 수 있게 하는 위대한 유산은 기록에 기인한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확연하게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부여받은 것이 아닐까. 기록하고자 하는 본능에 의거 인간은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발자취를 기록을 통해 전달한 것이 인류문명을 발전시킨 업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고대인들은 아마도 문자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상형문자(象形文字)를 가지고 기록을 남기고 이해했을 것이다. 
돌에다 새기면 무거워서 가지고 다니기가 불편하다. 이에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人)들은 진흙 판에 그림을 그리는 한 단계 높은 생각을 하게 된다. 
수메르(Sumer·현재 이라크 남부 지역)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있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있었다. 두 강 사이의 지역을 ‘메소포타미아’라고 불렀고 메소포타미아라는 말은 ‘두 강 사이에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4대 문명의 발상지로 알려진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기원전 4천 년부터 문자를 남기어 오늘날 기록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분명 그들도 현재의 인류처럼 종교와 의식주를 위해 농사 등을 짓고 희로애락을 표출하였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천 년 전에 메소포타미아지역의 수메르인이 지은 인류 최초의 연애시(戀愛詩)가 전해 내려오는 것은 분명 기록에 의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여성사제(司祭·종교상의 제례 의식을 맡는 사람)가 왕에게 사랑을 고백한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는 다음과 같다. ‘내게 소중한 그대여/ 그대의 달콤함에/ 빠져버렸다오/ 그대 앞에 떨고 있는 나를/ 침실로 데려가 주오.’ 만약 기록이 없었다면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없었고 시가 쓰여 짐과 동시에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인류가 발전하는 데는 기록이 그 원동력이며 기록 없는 유산은 존재가치가 없다. 전 세계의 언어의 종류가 6천여 종이 있다고 하며 매년 상당수의 언어가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언어가 기록되고 후대에 역사를 알려주고 있는 측면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기록이 없다면 지금까지 무슨 말을 하고 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 지구상에 태어난 수많은 영웅호걸과 뛰어난 왕이나 임금 제후들의 얘기를 문자에 의한 기록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자고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기록을 남긴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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