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값 인상 죄송…농가 피해 최소화”

곡물 수출국 잇따른 재해
옥수수·소맥·대두박 폭등
하반기에도 강보합 예상
비용·제조원가 절감 박차

점유율 확대·컨설팅 강화
농가 생산성 향상에 집중
동물복지 ‘히트산란 웰빙’
강제 환우와 동일한 효과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지난해 농협사료는 ‘367만톤 판매’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계획대비 100.5%, 전년대비 1.2%의 성장률이다. 주력제품인 비육사료의 성적이 전체적인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이같은 실적은 최근 한우 사육마릿수의 증가로 시장이 확대된 영향이기는 했지만, 일반 사료업체들의 축우사료 시장 공략이 심화된 가운데 거둔 것으로, 그동안 농협사료의 대가축 특별판촉, 사료자동급이시설 지원, 영업제도 개선, 컨설팅 강화가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사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는 한편 조만간 사료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료가격을 좌우하는 국제곡물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안병우 농협사료 대표이사는 전문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왜 사료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지, 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올 중점사업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축산업은 고령화가 심각하고, 농가는 감소되고, 가축분뇨처리를 비롯한 환경 규제 강화로 존립기반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협사료는 생업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축산농가들에게 힘이 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안병우 농협사료 대표이사는 지난해 성과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축산 환경의 악화 속에서도 온전히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축산농가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며, 그 노력에 부응할 수 있는 농협사료의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 최고의 판매실적을 올렸으면서 사료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옥수수‧소맥‧대두박 등 사료의 원료가 되는 국제 곡물의 수급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불안하다.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재배기간 내내 계속된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또 중국의 곡창지대는 호우와 태풍 등 재해가 심각했다.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중국은 ASF로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 곡물을 급속히 빨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톤당 200달러였던 옥수수는 300달러에 육박하고, 소맥은 300달러를 넘어섰으며, 대두박도 500달러를 훌쩍 넘긴 상황이다. 

이 와중에 소맥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는 수출 관세 부과 시행을 앞두고 있어 원재료 수급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 상황은 상반기까지 구매한 가격이고, 하반기 가격도 강보합 내지는 상승할 것이 예상되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가 상승은 물론 미국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따라 환율의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어 예측조차 어렵다.

이미 일반 사료업체들은 축종별 kg당 40~60원 수준으로 2월 중 인상한다는 내용을 거래처에 통보했으며, 실제 인상금액과 적용 시기는 업체별로 약간씩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 

농협사료는 수입원료 시황을 면밀히 파악 중이며, ‘인상 시기는 최대한 늦게, 인상은 최소로…인하 시기는 최대한 빠르게’라는 가격결정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인상을 단행할 것이다.”

 

- 그렇다면 농협사료는 어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나?

“상황이 어려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지만, 국제 곡물가격의 인상을 축산농가들에게 모두 전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농가 피해의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이미 3차례의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

세밀한 경영관리를 통해 누수요인은 없는지, 숨은 손익을 찾아내고, 시장 동향을 철저히 파악‧분석하면서 구매 타이밍을 맞춰나가고 있다. 또 기존의 공개 입찰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장기 공급계약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구매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이미 강력히 구축하고 있는 농협의 구매 교섭력을 더 강화하고, 민간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원재료를 공동 구매하는 방안까지 기획하고 있다.”

 

- 올해 농협사료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컨설팅 등 각종 대농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가격 인상과 연관이 있는 것인가?

“농협사료는 일반 사료업체들과 다른 협동조합의 계통이다. 때문에 수익의 농가 환원이 원칙이다.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 될수록 그 폭이 깊고 넓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장기 목표는 30%다. 

축산업의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컨설팅도 그룹형 현장 컨설팅과 1대1 개별 맞춤형으로 구분해 실시하고, 수의진료‧컨설팅‧전기점검 등의 종합형 드림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게다가 스마트생산혁신팀을 신설해 스마트팩토리 대응 자동화시스템을 고도화해 비용을 절감하는 디지털 회사로의 변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한우올인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디지털 컨설팅 기반도 구축한다.” 

 

- 한우 올인원 프로그램이란 뭔가?

“농가 스스로가 자가 사양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농장과 개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자기 학습 그리고 온라인 컨설팅이 포함되어 있다. 올해는 프로그램 이용홍보와 교육을 통해 농가 컨설팅을 실시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집합교육이나 대면 방식의 홍보가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 만에 실제 사용 농가가 4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 지난해 중소가축사료분사를 출범시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신제품 ‘히트산란 웰빙’은 특별하다. 설명이 필요하다.

“‘히트산란 웰빙’은 건국대학교와 공동연구로 개발한 동물복지 환우사료로, 기존의 강제 절식환우와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가져온다. 

닭의 생산능력이 저하되면 일정기간 휴산하도록 한 뒤 다시 산란율이나 부화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강제 환우다. 이때 닭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품종과 체중에 따라 4~7일간 절식을 시킨다. 이 때문에 동물애호가들이나 일반인들로부터 동물 학대로 지탄받고 있는 것이다.

이달부터 판매되고 있는 히트산란 웰빙은 이런 동물 학대를 거치지 않고도 경제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며, 목표체중 감량, 환우 후 난질 및 난각질 개선효과를 가져와 산란계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 기대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먼저 축산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에서 사료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하지만 농가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구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는 진심도 알아줬으면 한다. 

농협사료는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때문에 농협사료만의 가격결정 원칙을 확실히 지켜나갈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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