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축산 메카’로…조합원 삶의 질 높인다

조합 경영 ‘자전거’와 같아
정체 되는 순간 퇴보의 길
2~3년 마다 새로운 사업을
‘경제사업=소득 증대’ 모델

협동조합의 ‘존재 가치’는
농가 권익 보호가 최우선
‘사료·분뇨처리·판매’ 통한
생산성 향상·소득 보장까지

2월엔 ‘계란유통센터’ 준공
TMR사료 사업 시작 되면
명실상부 ‘종합 축산’ 완성
미래가능 조합 우뚝 설 것

[축산경제신문 권민‧이승훈 기자] 2021년 포천축협의 슬로건은 ‘축산업의 미래를 함께하는 조합’이다. 경쟁력 있는 농축산업, 잘 사는 농민, 살기 좋은 농촌 구현을 목표로 조합의 정체성이 살아 있는 든든한 축협을 실현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양기원 조합장은 ‘협동조합의 존재가치에 충실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조합원 소득을 높이고 안정시켜, 조합원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양기원 조합장은 조합이 쉬지 않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유기체가 되어야 하며, 밟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 운행의 원리와 같다고 예를 든다. 조합이 정체되면 그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퇴보한다는 의미다. 

2003년 마홀촌 사료사업, 2006년 육가공사업, 2008년 자체 브랜드 ‘미트빌’사업, 2009년 자연순환센터 출범 등 2~3년 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모두 제자리를 잡은 것도 양 조합장의 이러한 소신이 가져온 결과다. 

잠시 야인 생활로 돌아간 그를 조합원들이 2015년 조합장으로 다시 소환(?)한 것은, 꺼져가는 조합의 동력을 되살려달라는 당부였고, 양 조합장은 마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한 듯 기존의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계란유통센터, TMR 사료 사업까지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 양기원 조합장을 통해 그동안 포천축협의 성과와 올해 중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양기원 포천축협 조합장은 축산업협동조합의 역할을 ‘삼통(三通)’ 한 마디로 정의한다. 흔히 축산물 브랜드의 삼통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양 조합장이 강조하는 ‘삼통’이란 사료‧분뇨‧판매를 의미한다. 품질 좋은 사료를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함으로써 양축농가의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가축의 배설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는 동시에 조합원이 생산하는 축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는 판매사업이다. 

그것이 양 조합장이 조합을 경영하면서 초지일관 새기고 실천하는 ‘역할론’이다. 따라서 포천축협의 모든 사업이 바로 이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사업마다 독특함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소‧돼지‧닭 등 전 품종을 취급하는 마홀촌 사료는 일반적인 OEM방식과는 다르다. 각 축종에 맞게 직원들이 배합비를 조합함으로써 해당 축종 농가의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일반적으로 포장만 바꿔 취급하는 사료사업이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돼지고기 브랜드 미트빌을 중심으로 한 육가공사업은, 유통상인이 중심이 되었던 포천지역의 축산물 유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양기원 조합장은 “유통 상인들이 활개를 치면서 가격 후려치기 등이 심해 농가의 몫을 그들이 가져가는 부조리한 상황이 비일비재했었다”면서 “유통 질서가 확립돼야 농가의 소득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신 아래 육가공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포천은 양돈부문이 전국 4~5위 정도로 큰 지역이다. 효과는 신속하고 확실하게 나타났다. 조합이 참여하면서 상인을 통한 유통이 사라지고 가격이 지지되는 결실을 봤다. 

최근 ASF로 인한 이동통제로 출하하지 못해 보통 120kg을 넘기는 등 양돈농가들의 깊어진 시름도 포천축협의 육가공사업 덕분에 한 시름 덜었다. 이러한 돼지들을 조합에서 적극 처리해주었기 때문이다. 

미트빌을 중심으로 한 육가공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양기원 조합장을 비롯 직원들의 발품팔이는 사업 영역을 속초까지 넓히는 등 많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특히 지역 농협과의 상생은 전국 농축협 상생의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포천축협은 지역 농협과의 치열한 하나로마트 시장점유 경쟁으로 ‘제 살 깎기’를 지양하고, 축협에서 하나로마트 사업을 하지 않는 대신 농협 매장 내 축산물 판매를 포천축협산을 취급함으로써 윈윈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포천축협만의 특화된 전략은 각종 사업의 활성화를 가져와 꺼져가던 엔진에 다시금 동력을 가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그 결과 2020년 포천축협의 경제사업은 가축분뇨공동자원화 사업 약 7만톤의 축분수거‧6만5000여톤의 액비 살포와 돼지 8만2000여 마리‧소 260마리, 학교급식 210톤 등의 축산물 가공, 약 6만톤의 사료판매 실적을 올렸다. 

또 370억원 어치의 소‧돼지 관내외 도소매, 하나로마트 납품과 관내외 280여개 학교 납품, 군납과 계란사업, 축산물 판매장‧외식사업까지 장기간 경기 침체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갔고, 17여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같은 포천축협의 사업 활성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 계란유통센터(EPC) 준공과 TMR 사료사업으로 이어진다. 

포천지역의 계란 취급량은 전국 생산량의 약 8%로 최고의 양이다. 포천축협이 계란유통센터를 설립하려고 나선 것도 조합원은 물론 지역 양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협동조합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 양기원 조합장의 신념에서 시작됐다. 

2월에 준공될 예정인 계란유통센터는 계란의 집하, 선별, 세척, 포장, 저장 및 출하 등의 복합기능을 갖춘 시설로, 계란 생산과 유통, 공판장 역할은 물론 위생‧안전 검사 거점으로 육성된다. 

이를 위해 축산 선진국인 네덜란드 사노보 사로부터 첨단 기계를 도입해 공정 전체를 전자동화 했을 뿐만 아니라 농가 출입과 상인 출입을 구분함으로써 가축질병 교차오염도 철저하게 방지한다. 처리 능력은 하루 8시간 기준 100만개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제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양기원 조합장은 “돈이 있어야 경제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사업을 중시하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꽃은 경제사업이고, 경제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조합은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포천축협은 미트빌을 중심으로 양돈계열화 사업을 정착시켰듯이 양계사업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양 조합장은 “기존의 마트 중심의 경제사업은 필요하지만 물량만 많이 취급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힘든 구조”라면서 “식당이나 축산물 판매장을 포함한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축협은 TMR 사업도 함께 전개하기 위해 올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고 토지 매입과 건축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양기원 조합장의 포부는 포천축협을 경기도의 ‘축산메카’로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미트빌을 중심으로 한 육가공사업‧마홀촌사료‧자연순환 사업에 계란유통센터와 TMR 사료가 완성되면 그 포부가 실현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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