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질병범위 농장 단위로
분쟁 시 180일 내 신속 처리
시장 추가 개방 불 보듯 뻔해
농축산업 막대한 피해 불가피

“또 다시 농업 희생 안될 말
통상 정책 즉각 수정” 촉구
농축산단체들, 거세게 반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제220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위원회에서 CPTPP의 가입 협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제220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위원회에서 CPTPP의 가입 협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기획재정부)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정부가 CPTPP 가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농축업계가 완전 시장 개방으로 인한 생산기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초대형 FTA(자유무역협정)인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시 농축산물 수입 압박이 한층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제220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위원회에서 CPTPP의 가입 협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축산관련단체협의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들은 이미 출범한 CPTPP에 우리나라가 후발주자로 가입할 경우, 농업분야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의 통상정책 즉각 수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관련기사 4면> 
축단협은 “CPTPP 회원국 중 상당수가 축산물 주요 수출국일 뿐만 아니라 CPTPP의 SPS(동식물 위생·검역조치) 규범은 동식물 질병 범위를 국가·지역 단위보다 축소해 농장단위로 구획화하고, 분쟁시 180일 내 신속 처리해야만 하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어 농축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 축산농가들은 250만 농업인에 대한 배려 없이 CPTPP 가입 검토 의사를 밝힌 문재인 정부의 통상정책을 강력히 비판한다”며 “즉각 가입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우리나라가 CPT PP에 참여하려면 기존 회원국들과 개별적인 사전 협정을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라며 “가입을 위해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한다면 그 분야가 농업부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WTO 농업부문 개도국 포기와 최근 PCEP(역대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까지 정부의 통상정책에서 농업은 배제됐다”며 “정부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라면 더 이상 농업분야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고 한탄했다.
또한 “무차별적인 개방농정으로 인해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구조 자체를 저해하고 있는 그간의 정부 독주는 더이상 용납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업인단체연합회는 “지난해 11월 서명한 RCEP의 영향평가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또다시 초대형 FTA 참여 검토를 공식화 했다”며 “시장개방이나 규범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CPTPP 가입은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 대한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농업 분야의 희생을 전제로 한 문재인 정부의 대외경제정책 방향에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다”며 “농촌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CPTPP 가입을 추진할 시 250만 농업인은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란?

일본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참여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2018년 12월 30일 발효됐다. 
기존에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지면서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새롭게 추진한 경제동맹체다. 11개 참여국 중 6개국 이상이 비준 절차를 완료하면 60일 후 발효되는데, 멕시코를 시작으로 일본·싱가포르·뉴질랜드·캐나다에 이어 호주가 2018년 10월 31일 자국 내 승인 절차를 완료하면서 그해 12월 30일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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