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농축산업계, ‘CPTPP 가입’ 왜 반대하나?
[초점] 농축산업계, ‘CPTPP 가입’ 왜 반대하나?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1.01.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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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완전 개방…산업 초토화 불 보듯

역내 모든 관세 철폐가 원칙
WTO 농업 개도국 지위 포기
작년에는 RCEP 서명에 이어
3년 동안 무차별 희생만 강요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RCEP, 한·인도네시아 CEPA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에 속도를 높여 신남방,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넓히겠다”며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같은 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을 대비해 국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또 CPTPP 규범 수준에 맞춰 위생검역, 수산보조금, 디지털 통상, 국영기업 등 4개 분야 제도 개선 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하는 계획을 담은 대외경제 정책 추진전략 10대 목표를 확정했다.
이에 농축산단체들은 일제히 “2019년 WTO 농업 개도국 지위 포기, 2020년 RCE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서명에 이어 2021년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검토는 유감”이라며 “농축산업 분야의 막대한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의 통상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PTPP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미국이 빠지고 일본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타결한 세계 최고 수준의 통상협정이다. 농축산물을 포함한 각종 제품의 역내 관세 철폐를 원칙으로 한다. 해당 국가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1개국이다.
전문가들은 “CPTPP 가입시 농축산물 추가 개방 등 막대한 가입비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CPTPP에 참여하려면 기존 회원국들과 개별적인 사전 협의를 통해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CPTPP 회원국 중 대부분과 FTA를 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FTA 체결 국가들은 이러한 협의 과정에서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개방 요구 가능성이 높다. 
CPTPP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11월 15일 체결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비교해 시장개방 수준이 더 높다. 상품분야 관세양허율은 품목수 기준 95~100%이며, 우리나라 농식품 상품분류 코드를 기준으로 CPTPP 회원국의 평균 관세 철폐율은 96.3%에 이른다. 완전 시장 개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할 사항은 SPS(동식물 위생·검역조치) 규범 완화다. 동식물 위생·검역을 이유로 더는 농축산물 수입 압박을 거부하기 어려워질 경우, 과수·축산 농가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RCEP 협상에서도 식물 병해충과 가축 질병의 발생 범위를 ‘국가’에서 ‘지역’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다뤄졌다. CPTPP의 SPS 규범은 ‘지역화’ 개념을 넘어 ‘구획화’로 세분화되어 있다. 외국산 농축산물 수입 급증은 물론 이 과정에서 각종 해외악성전염병 유입도 우려된다. 이는 농축산업 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CPTPP에 가입하면 회원국으로부터 수입 허용 요청을 받은 품목은 신속하게 수입 위험 평가 절차를 진행시켜야 한다. 납득 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수입 허용을 강요받게 된다. 회원국가 간 분쟁이 생기면 180일 안에 사안을 해결해야 하는 분쟁 규정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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