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방역 실패…멧돼지 남하 중
ASF 방역 실패…멧돼지 남하 중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1.01.0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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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잇따라 넘어 유명무실
전국적 확산·상재화될까 우려
환경부 업무, 농식품부 이관을
생산자단체 중심 방역 바람직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ASF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강원도 영월군에서 7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양양에서도 발견되면서 연초부터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ASF 방역대(10km)가 남쪽과 동쪽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큰 충격을 줬다. 박선일 강원대 수의대 교수는 “ASF 방역 정책은 실패했다”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ASF 상재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한돈농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울타리 설치와 폐사체 수색 등 소극적인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 환경부는 ASF 청정화 완료 때까지 멧돼지 관련 업무를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해야 한다. 생산자단체 주도의 ASF 방역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러 주장을 제기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충북과 인접한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신일리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가 31일 양성으로 확진됐다. 영월에서는 첫 발생이다. 광역울타리와는 62.2km 떨어졌다. 이번 발생으로 방역대가 충북 제천까지 남쪽으로 내려왔다. 또 지난 1일, 발생지점 1km 내에서 폐사체 6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지난 4일에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내현리 야산에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으며, 5일 양성으로 확진됐다. 발견지점은 설악산·오대산 국립공원 인근이다. 방역대(10km) 내에 위치 한 양양 양돈단지에는 8개 농장이 돼지 2만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한돈농가들은 “ASF 멧돼지 확산 상황 급변에도 정부의 관련 정책은 아무 변화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중수본은 영월군 및 인접 시군 등 12개 시군에 ‘ASF 위험주의보’를 발령했다. 방역대 내 농장은 매주 1회 이상 방역실태를 점검하고, 농장 외부울타리에 멧돼지 퇴치용 LED 경광등을 설치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폐사체 수색을 위해 인력과 수색견을 투입했으며, 발생지점 주변에 차단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일 교수는 “ASF 방역은 실패다. 멧돼지 개체수 감소, 폐사체 수색 등을 위한 많은 시간과 기회를 놓쳤다”며 “영월 폐사체 발견은 ASF 상재화를 판단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광역울타리 설치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발견된 폐사체는 전체 중 10%에 불과하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폐사체가 90%나 된다는 말이다”라며 “현재 최선의 방법은 ASF가 농장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결국 농장 스스로 차단방역을 강화해야 하는 형국이 됐다. 농장들이 큰 방역 부담을 지게 됐다. 잘 견뎌 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수의 한돈농가와 전문가는 기존의 ASF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빠른 개선을 주문했다.
A 농가는 “광역울타리 설치는 ASF 멧돼지 이동속도를 늦추는 수단은 될 수 있어도 ASF 청정화를 위한 정책은 아니다”라며 “울타리 정책을 더 고집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강조했다.
B 농가는 “환경단체 눈치를 보느라 멧돼지 개체수를 감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 몫이다. 사육돼지에서 ASF가 발생하면 농가는 또다시 대량 살처분을 감수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바이러스를 따라가는 지금의 뒷북 방역 정책으로는 청정화를 할 수 없다”며 “공격적인 개체수 감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 수의사는 “ASF 전국 확산 후에는 백신이 나온다 해도 청정화를 위해서는 피눈물 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사육돼지도 멧돼지도 모두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공식 해단한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던 이준길 전 위원장은 생산자 단체 주도의 ASF 방역정책 전환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년 동안 정부에 방역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투쟁하고, 농가들 설득하는데 너무 많은 전력을 허비했다”며 “이제는 한돈협회 주도의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한돈협회가 지역별 이동권역 설정, 권역 외 이동기준을 작성하고 농장별 방역시설, 운영기준, 점검방법 등에 대한 방안을 만들고, 이를 정부에 제시·협의해 결정하는 생산자 단체 주도의 방역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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