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협동조합의 기준을 만들자’…힘찬 첫 발
상명하복 업무 스타일서
스스로 참여하는 자세로
어깨동무 리더십 따르는
협력하고 상생하는 조합

고품격 하나로사료 출시
무등골그린한우 큰 호응
조합 숙원 본점이전 첫 삽
모든 사업 조합원 참여로

1조7000억원대 사업 예산
이의제기 한 건 없이 통과
투명 경영 전폭 신뢰 결실
조합장, 농식품부장관 표창

 

 

[축산경제신문 권민‧염승열 기자]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기준을 만들자’·‘누구도 강요하지 않고도 자발적으로 임하는 자세’·‘조합원이 이끌어가는 조합’.

광주광역시축협(이하 광주시축협)이 내세우는 슬로건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슬로건의 중심점은 ‘자율성’이다. 스스로 우러나오는 마음에서 업무를 대하고, 조합원을 대하는 자세, 그것이 김호상 조합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지향점이다. 

그가 중요한 조합 사업에 조합원을 참여시키고, 그동안 뿌리 깊게 박혀 있던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업무스타일을 수평적이고 다면적으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쌓아온 업적은 일시적이고 ‘모래알’일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게다가 주변과의 상생 없이는 홀로 독자생존할 수 없다는 것도 그의 소신이다. 지난해 9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재난 지역 7개 축협과 ‘도농상생자금 전달식’을 가진 것도 바로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기준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김호상 조합장의 이러한 발상과 행동은, 지난해 제25회 농업인의 날에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낳았다. 

 

광주시축협은 호남 유일의 특‧광역시 조합으로 2020년 12월 말 현재 665명의 조합원 중 한우사육 조합원이 431명으로 약 65%를 차지하며, 염소 58‧양계 50‧양돈 30농가 순으로 한우 조합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올 사업물량은 약 1조6000억 원대이며, 신용사업이 약 1조4600억 원, 경제사업이 약 1400여억 원으로 신용사업대비 경제사업이 약 10% 수준인 전형적인 도시형 조합이다. 하지만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서 경제사업을 비중 있게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축협은 배합사료의 품질 향상과 효율증대를 통해 양축경영에 도움을 주고자 원피딩시스템으로 급이가 가능하도록 TMF(완전배합발효사료)의 미생물과 발효산물 이론이 도입된 ‘하나로사료’를 출시했다. 

하나로사료는 (주)우둥과 기술제휴 협약을 통해 증체율과 출하등급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특수미생물과 발효산물을 배합사료에 접목했을 뿐만 아니라 소고기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 함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특별한 원료가 첨가된 사료다. 

또한 자체 한우브랜드인 ‘무등골그린한우’는 철저한 품질관리는 물론 뛰어난 맛으로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HACCP인증을 받은 유통‧가공사업 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홈쇼핑‧인터넷쇼핑‧배달앱 등을 통해 판매사업의 신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등골그린한우는 고품질 배합사료를 먹여 육질에 안개가 서리듯 하얀 마블링이 새겨져 있어 눈과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품질 관리가 이뤄져, 관계기관으로부터 단 한 번도 지적을 받지 않는 안전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사업의 호조와 관련 김호상 조합장은 “지난 1년 내내 코로나로 활동 반경의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업과 손익 목표는 예년 수준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으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50억 원대의 성적을 거두었다”면서 “이같은 성적은 조합을 주축으로 조합원들이 결집해준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광주시축협은 이에 힘입어 전국 최고 수준의 배당을 포함해 장학금‧마스크 지원뿐만 아니라 사료 구매권, 건강진단, 헬퍼지원, 장례도우미, 방역 및 조합원이 원하는 방역 약품과 각종 기자재를 지원했고, 또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조합원 실익지원 사업 예산을 올 2억 증액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상생사업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는 김장김치‧연탄 나눔행사‧축산물 무상지원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광주시축협의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오랫동안 조합 숙원사업이었던  ‘조합 백년대계’를 도모하는 본점 신축‧이전이다.  

2008년 학동시대 때부터 고정투자 안을 수립하고 12년 동안 적정 부지를 찾아오다 마침내 마륵동 상무지구에 약 1500평의 부지를 매입했다. 지역 농협들과의 이격거리 문제 등 갈등을 풀어나가면서 신축‧이전이 결정됐다.

본점 이전사업에서도 김호상 조합장이 강조한 ‘투명경영’은 여지없이 적용됐다. 12명의 조합원으로 확대 개편한 추진위원회를 통해 조합원들의 뜻이 최대한 반영됐으며, 그 진행과정도 빠짐없이 공개됨으로써 대규모 고정투자사업이 아무런 잡음 없이 진행됐다. 

2021년 사업물량이 1조7000억 원대에 이르면서도 단 한 건의 이의 제기 없이 원안 그대로 대의원회에서 승인된 것 자체가 투명 경영에 대한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의미한다. 

김호상 조합장은 본점이 신축이전되면 사료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을 하나로 통합관리하고, 도농 간은 물론 도시 조합 간 협동을 판매-마트사업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광주시축협은 또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양축을 중단한 원로조합원들을 명예조합원으로 전환하고 지속적으로 복지후생사업을 지원하는 한편 여성 조합원을 중심으로 주부대학을 새로 개편해 조합과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예정이다.  

김호상 조합장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면서 “올해는 조합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조합장은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자신이 ‘어깨동무 리더십’을 강조하면서까지 업무 형태를 ‘자율성’에 맞췄지만 부족했던 것 같았다”면서 “아직은 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겠지만 꾸준히 이끌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취임 초 농협생명보험 3연패, 손해보험 1위로 중앙회 시상식 현장에 참석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을 술회했다. 전체 170여 명의 직원 중 단 몇 명의 직원만이 화려한 식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을 지켜보며 “모든 구성원이 하나 되는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했단다.

김호상 조합장이 직원들에게 자율권을 주고, 다면평가제를 도입하고, 창의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직장 분위기를 바꾼 것도 모두가 함께 조합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에서였다. 그렇게 스스로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직장 분위기가 밝아지면 그 혜택은 다시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그가 자율성을 강조하는 참뜻이다.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기준을 세우는 조합’으로 나아가려는 광주시축협이, 신축년 새해를 맞아 소의 걸음처럼 묵직하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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