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도축 소150·돼지1200두
가공능력은 각각 100·800두
급냉터널 등 최첨단시설 도입
냄새·소음·오염·차단방역 철저

이용도축 줄이고 경매 위주로
암소 중심에서 거세우로 전환
전국서 유일하게 토요일 도축
적절한 출하시기 컨설팅 추진

‘화상 경매시스템’ 도입 검토
안심 유통과 연계 육우 군납
새로운 시스템 적응시기 필요
지금은 질책보다 격려가 중요

 

[축산경제신문  권민‧염승열 기자] 농협 나주축산물공판장이 3년 간 이전 공사 끝에 신축완공하고 지난 11월 9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나주축산물공판장은 1992년 설립돼 호남지역 거점 축산물공판장 역할을 수행해 오다 시설 노후화에 따라 나주 시내 타부지로의 이전을 결정하고 3년 간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완공된 나주축산물공판장은 2만2000평의 부지에 건축면적 6530평의 규모로 하루 도축능력은 소 150마리·돼지 1200마리며, 가공능력은 각 100마리와 800마리로 848억원이 투입됐다. 

급냉터널 등 최첨단 시설을 도입해 지육 품질 향상과 이를 통한 경락가격의 상승 및 출하물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부지 경계에 10m 이상 차폐녹지를 조성해 냄새, 소음, 오염을 방지하고 생축차량 운송 및 전용 진출입로를 개설해 가축전염병 차단방역에도 철저를 기할 수 있게 설계됐으며 동물 혈액 자원화 시스템 등 친환경 설비도 갖추고 있다. 

‘축산농가와 동행하는 희망축산·행복축산 실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경락가 지지 및 고품질로 축산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나주축산물공판장은 호남권 제일의 축산물 종합 유통센터로서의 첫발을 내딛였다. 장희성 장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기존의 나주축산물공판장은 농협의 여타 축산물공판장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고, 저급육 암소를 취급하고, 이용도축을 위주로 사업을 해온 하류 사업장으로 인식됐다. 때문에 거세우는 음성으로, 우량 암소는 지역 밖의 축산물공판장으로 출하돼 왔다. 

나주축산물공판장은 신축완공을 계기로 이러한 불명예를 털어내고 내실 있는 경영과 고객 만족을 실현해 축산물 유통사업을 선도함으로써 축산업 발전을 적극 추진한다는 당찬 계획을 세웠다. 

 장희성 장장은 이를 위해 ‘고객 만족 경영’‧‘품질 경영’‧‘가치 경영’ 등 세 가지 경영 방침을 정했다. 

품질 고급화를 꾀하면서 출하‧구매자, 가공업체뿐만 아니라 직원‧도축 관련 종사자 모두가 만족하면서 조합과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의미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예정인가.

“판매중심으로, 이용도축에서 경매 위주로, 암소 중심에서 거세우로의 전환을 공판장의 생존전략으로 삼았다. 지육률 58.8~59%로 품질을 강화하고 지방 제거를 강화함으로써 음성‧부천공판장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녹색‧순한한우, 참예우 등 브랜드육 조공법인 출하축 맞춤형 지역 생산에 초점을 맞추겠다. 

안심축산분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 적극 연계해 수도권 거래업체 또는 육가공 업체 등 대형 거래처 등 역량 있는 중도매인‧매참인을 영입할 계획이다.

현재 생산팀의 일부를 판매팀으로 변경해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출하 및 시장 개척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한다.”

 

-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다시 오고 싶은 공판장 만들기’는 무엇인가?

“직원의 친절도를 향상시키고, 고객관리 고도화와 출하자 편익제공을 통해 이용 고객들이 만족하는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안심 유통과 연계된 한우 계열화 물량을 확보하고, 거세우 거래 시장 형성을 위해 조합 생축장을 통해 사업 초기 출하물량을 조달한다. 조합과 연계해 물량을 확보하고 점진적으로 거세우 전문 사육 농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당일 접수방식에서 향후 1주일 단위 사전 예약제를 추진, 향후 출하예약시스템도 구축한다. 출하 목적에 맞는 편익을 제공하고, 소 계류 대기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그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한다.”

 

- 나주공판장만의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아는 데…

“전국 축산물공판장에서 유일하게 토요일 도축을 하고 있다. 등급평가사 등 도축과 연관된 모든 인력들이 함께 출근한다. 이를 토대로 토요일 거세우 경매도 실시할 예정이다. 

당일 경매 후 수송체계를 갖추면 수도권 물량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고, 이에 따라 거세우 시장 형성과 금요 도축물량 증대도 기대된다. 

또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출하상담의 틀을 바꿨다는 것이다. 농가가 언제 출하하면 가격이 잘나오는지, 현재 계류 상태가 어떤 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일종의 출하컨설팅이다.

또 하나는 화상 경매시스템 도입이다. 코로나 이후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비대면 판매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방안이다. 화상경매가 시작되면 외부업체 참여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안정적 출하 물량 역시 증가할 것이다.”

 

- 가공사업과 군납사업 활성화도 계획하고 있다는데…

“안심 유통사업 구매 물량 또는 육우 군납 도축 물량을 부분육 가공과 연계해 처리한다. 또 하나로마트 운영 조합 중 공판장 가공사업 미참여 조합과 부분 이용조합을 대상으로 임가공 물량도 유치할 계획이다. 

농협의 군납물량은 연간 7000마리 규모다. 이중 육우가 4000마리를 차지한다. 현재 나주에서 육우만 연간 900마리를 취급하고 있는데, 이를 연간 3500마리 수준으로 확장시키겠다.

장흥‧무진장축협의 군납 구매물량을 유치, 도축 후 가공해 군납은 부분육으로 공급하고, 비군납 물량은 군납 납품 조합에서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겠다.”

 

- 음성축산물공판장도 이전 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애로사항은 없는지.

“호남권 제일의 축산물 종합유통센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나름대로의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현대적이고 동물복지형 설비를 갖추면 그러한 설비들이 목적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그것은 기계적인 문제다. 

또 하나는 새로운 설비에 맞게 작업자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 또한 손에 익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실수와 착오가 빚어지게 마련이다. 

나주축산물공판장은 800억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농협의 자산이다. 농협은 협동조합이고 협동조합은 농축산인들의 복리증진이 최우선이다. 따라서 조그마한 것이라도 허투루 낭비되지 않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시행착오를 줄일 계획이다.

초기에 생각된 대로 되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장장이란 자리는 그 작업장을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금은 주변에서도 조금만 야단치고 탓하기 보다는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