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최고치 경신
중국발 상승 내년까지 간다

2020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며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있으나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2020년은 가장 고통스러운 한 해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바이러스 창궐과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맞이했으며 곡물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크게 흔들리는 한 해를 보냈다. 올 한해 곡물 시장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해야 하나 시장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헤치고 나가야 할 여러 난관에 가로막혀있으며 곡물 가격도 매섭게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세계 곡물 수급의 안정적인 전망으로 인해 곤두박질쳤던 곡물 가격이 8월 중반부터 급등하기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의 흐름을 살펴보면 월평균 기준으로 옥수수의 경우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소맥은 5년 9개월 만에, 대두는 6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고곡가 행진으로 인해 식량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곡물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권 국가들의 곡물 수출제한 조치다. 우크라이나는 생산 악화에 따른 공급 제한으로 인해 소맥의 수출 한도를 이미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내년 2월 15일부터 6월 말까지 곡물 수출 쿼터는 물론 소맥과 대두에 대해 수출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남미 시장 상황도 눈여겨봐야 하는데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파종 및 생육 단계에 놓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어느 정도 피해를 볼 것인가도 관건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가뭄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어서 내년 곡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르헨티나는 곡물 관련 산업 노조들의 파업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금 협상을 놓고 사측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며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어 대두박, 대두유 생산과 주요 곡물들의 선적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이 대량으로 곡물을 수입하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다. 오랫동안 끌었던 미중 무역 전쟁도 지난 1월 15일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양국이 공식 서명함으로써 휴전에 들어갔으며 중국은 미국산 콩을 포함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키로 합의했다. 이행 준수 차원에서도 미국산 대두, 옥수수 등을 대량으로 구매해오고 있으나 실제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큰 피해를 봤던 양돈농가의 빠른 회복으로 사료용 곡물의 수요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국 북동부 태풍 피해로 인해 생산 악화와 재고 부족으로 인해 중국은 수입량을 대폭 늘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대두에 이어 옥수수에 있어서도 세계 최대 수입국이 됐다. 
이와 같은 상황들은 내년 초반까지 이어질 기세여서 주요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2021년 소띠 해에는 우직한 소처럼 난관을 헤쳐나가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올 한해도 세계 곡물 시장 브리핑을 애독해주신 독자들께 감사 말씀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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