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생(生)과 사(死)를 맞는다. 그 죽음이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도 있고 기러기 깃털보다 가벼운 죽음이 있다. 
윗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높임말은 세상과 이별을 했다는 의미로 별세(別世)라고 한다. 
황제의 죽음을 붕어(崩御)라고 하고, 왕이나 대통령 등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죽었을 때는 서거(逝去)라고 한다. 
카톨릭에서 임종 때에 성사(聖事·신의 종교의례)를 받아 큰 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것을 선종(善終)이라고 하며, 개신교에서는 하느님의 부름을 받는 다고하여 소천(召天)이라 불리고, 불교에서는 일체의 번뇌와 망상에서 벗어나 완벽한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가 편안한 상태의 죽음을 열반(涅槃)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쓰는 말은 땅이 꺼지는 것처럼 큰 슬픔의 의미로 지붕(地崩)이라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과 같다는 의미로 천붕(天崩)이라 한다.
고대 로마에서는 승리한 장군이 거리를 행진할 때 하인이 뒤에 따라붙어서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 는 뜻의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반복해서 말해 줌으로써 겸손함을 견지하도록 했다고 한다. 
유명인들은 보통 죽음에 이르러 유언장 형식의 말을 남기거나 죽음 후에 그의 업적을 기려서 간결하게 일생을 나타내는 말을 묘비에 새기기도 한다. 
영국의 극작가이며 소설가 그리고 비평가인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1856~1950)는 95세의 나이에 임종을 앞둔 날 본인이 직접 남긴 말을 묘비에 새겨 달라 했고, 그의 유언을 받아 들여, 그의 묘비명에는 “오래 살다보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고 언젠가는 세상과 이별하는 죽음을 다소 유머 있게 비틀어 말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묘비에는 “자기보다 현명한 인재를 모으고자 노력했던 사나이 여기 잠들다”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스님이 입적(入寂·돌아가심)하기 전 ‘마지막 한마디’를 임종게(臨終偈)라 한다. 태고보우국사는(1301~1382) 고려 말의 스님으로 중국 원나라에 유학을 다녀왔다. 
고려시대 우왕의 국사를 지낼 정도로 불교에 박학다식한 스님으로 스님께서 남기신 임종게는 우리네 인생사를 잘 대변하고 있다. 임종게는 다음과 같다. 
“사람의 목숨은 물거품처럼 비어있는 것과 같고/ 80여년의 인생은 봄날의 꿈과 같았네” 죽음이 있기에 삶은 더욱 가치 있고 고결하며 존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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