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생산
방위범위 넓고 면역 우수
접종부위 근육 손상 감소
외국산보다 한층 더 개량
공장 건립되면 양산 가능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한국형 구제역 백신 시제품이 생산되는 등 구제역 백신 국산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백신의 효능 등 품질평가 시험을 진행 중이며, 향후 구제역 백신공장이 건립돼 정상 가동되면 국산 구제역 백신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박종현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장은 “국내 최초의 한국형 구제역 백신은 여러 지역형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범위가 넓고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이며, 접종부위의 근육손상을 감소할 수 있는 기술이 더해져 현재 사용하고 있는 외국산 백신보다 한층 개량된 백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구제역 백신을 국산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도 가능할 정도로 경쟁력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 구제역 백신 생산,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 왜 생산하나

발단은 지난 2010년 안동발 구제역이다. 

이로 인해 2조8693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방역당국은 지난 2011년 3월 24일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구제역 백신 국산화 추진 방침을 밝히고 한국형 구제역 백신 연구에 착수했다.

이에 지난 2015년 검역본부 내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준공에 이어 2016년부터 본격적인 구제역 백신 연구에 돌입했다. 

또한 동물실험을 위해 2016년 생물안전 3등급, 2017년 동물실험 생물안전 3등급, 2018년에는 대량배양 생물안전 3등급 시설 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5종의 종자바이러스를 개발해 한국수의유전자원은행에 보관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100ℓ의 시험생산 규모 제조공정 기술을 확립한 바 있다.

 

# 백신주는

이를 통해 생산한 것이 구제역 2가 백신(O형 보은주+A형 연천주) 시제품이다.

특히 O형 보은주와 A형 연천주는 국내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들어 한국형 구제역 백신이라 할 수 있다.

먼저 O형 보은주는 아시아에 유행하는 주요 바이러스인 SEA, ME-SA, Cathay 등 국내에 유입 가능한 여러 지역형 O형 바이러스에 대해 광범위한 방어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A형 연천주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백신(A22 IRQ)과 동등한 효능이 확인됐다.

아울러 백신 접종량을 2㎖에서 1㎖로 줄임으로써 접종부위의 국소반응을 최소화했으며,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근육 이상 등 백신의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 누가 만드나

검역본부가 동물의약품 개발·제조업체인 ㈜에프브이씨(FVC)에 구제역 백신 생산기술을 이전 중에 있다.

FVC는 지난 2017년 구제역 백신 제조시설 구축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녹십자수의약품, 코미팜, 고려비엔피 등 3개사의 공동 컨소시엄으로 설립됐다.

이듬해 7월 검역본부와 구제역 백신 국내 생산을 위한 협약 체결 후 10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정중리 소재 3만1282㎡(약 9479평)의 공장부지 매매 계약을 마쳤으나, 12월 녹십자수의약품이 이들 지분을 전량 인수해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6월 FVC 기업부설연구소가 설립됐고 올해부터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센터와 본격적인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그 결과 FVC의 한국형 구제역 백신 시제품인 가칭 ‘바이로백 케이(Virovac®K)’가 빛을 보게 됐다.

 

# 언제 나오나

오는 2024년 4월경 구제역 백신 국산화가 완성될 전망이다.

FVC의 ‘오송 백신공장 준공 및 구제역 백신 판매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 백신공장 본격 착공에 들어가 2021년 말까지 완공, 2022년에는 BL3 및 KVGMP 등의 시설인증과 품목허가를 마칠 예정이다.

이어 2023년부터 상업용 백신 시험생산과 성능 확인과정 등을 거쳐 2024년 4월부터 상업용 백신을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서용 ㈜에프브이씨 부장은 “녹십자수의약품은 30년 이상 경력의 백신사업 전문회사의 연구·개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구제역백신연구센터와의 공동연구를 통한 공정기술 개발과 함께 다국적 구제역 백신회사와의 기술 협력을 추진해 안정적인 백신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서용 부장은 이어 “2024년 구제역 백신 국산화를 통해 수입물량의 70% 이상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피력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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