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자매 대물림…환상의 호흡

중장비 기자재 자유자재로
낮에는 어린송아지들 방목
축사·주변 깨끗 바닥 뽀송
1+등급 이상 98%에 달해

아버지는 한우 육종전문가
한 마리로 350마리 일궈내
사양단계 세분해 정밀관리
‘100년 이어갈 농장’이 꿈

억대농장 이하늘(왼쪽), 이하나 자매.
억대농장 이하늘(왼쪽), 이하나 자매.
하늘에서 바라본 억대농장 전경.
하늘에서 바라본 억대농장 전경.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전북 임실군 우수면에는 20대의 젊은 자매가 경영하는 한우농장이 있다. 자매 모두 축산을 전공하고 이곳 농장에서 경영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 한우 350마리 규모의 억대농장이 그곳으로, 아버지인 이정일 대표는 딸들 덕분에 한우에게 먹일 조사료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농장 일을 시작한지 언니 하늘 씨는 5년, 동생 하나 씨는 3년이 됐다. 지금은 자매 모두 중장비를 비롯해 축산용 기계를 자유자재로 운영하며 농장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축사와 그 주변은 항시 정리하고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 바닥도 뽀송뽀송하고 쾌적하다. 낮 시간대에는 어린 송아지들을 방목하는 등 번식우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었다.
하늘, 하나 씨는 흔하게 볼수 없는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는 슈퍼 한우 자매다. 친구들과 여가생활을 즐길 때면 여느 20대 젊은이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농장 일에서 만큼은 전문 경영인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준다. 
억대농장은 지난해 48마리의 비육우를 출하해 1++ 등급 70%, 1+ 등급 이상 98%, 등심단면적 101, 근내지방 7.4 이상, 평균 출하 28개월령, 평균 도체중은 492㎏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있을 때 보다 생산성이 20% 이상 향상됐다.

 

# 한우 한마리로 시작
지금의 기틀은 아버지 이정일 대표가 닦아 놓았다. 1987년 한우 한 마리로 시작해 현재는 350여 마리 규모로 성장했다. 2005년에 한우육종농가로 선정, 두 마리의 보증씨수소(kpn1002, kpn1006)와 한 마리의 후보씨수소를 배출했다. 
일찍이 암소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정일 대표는  암소 개량을 체계적으로 하는 앞서가는 한우 육종농가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추진한 대규모 한우 암소 육종집단 조성 연구사업을 비롯해 고능력 한우 유전자 수집 및 이용 연구사업, 한우 핵군 육종농가사업 등에 참여했다. 암소 관리에는 더욱 각별한 이유다. 
지난 2018년에는 이정일 대표가 30년 넘게 소를 키우며 알게 된 노하우를 집약해 번식우 축사를 새롭게 지었다. 개폐식 지붕으로 햇볕이 잘 들게 하고 우방 사이에 칸막이도 없애 우방 두세 개를 합쳐 관리하도록 했다. 소의 활동 반경이 넓어져 서열 다툼이 줄고 운동량이 늘어나 난산도 예방할 수 있다. 
사료조 쪽에는 앞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발판과 칸막이도 설치했다. 한우는 전구에 비해 후구가 약한 편이다. 사료조 쪽에 발판을 설치해 앞다리 쪽을 높여 뒷다리에 힘이 들어가 후구가 발달하고 수정시킬 때도 훨씬 좋다. 사료조 앞에 설치한 칸막이는 분뇨가 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사료조에 분뇨가 튀었다면 해당 칸에 발정이 온 개체가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좋은 소를 만들기 위해 양질의 조사료 급여는 필수다. 번식우에는 볏짚을 급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를 위해 13만 2230㎡(약 4만 평)의 조사료 포에서 직접 생산한 국내산 조사료를 유용미생물(EM)과 함께 완전배합사료(TMR) 배합기에 넣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먹인다. 조사료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급여하면 사료 섭취량도 늘고 허실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는 이와 관련한 관리는 이정길 대표가 맡고 있다.

 

# 자매표 정밀축산
송아지 때부터 사양 단계를 세분화시켜서 관리한다. 갓 태어난 송아지에게는 설사 백신을 급여하고 일주일 뒤 철분제와 비칸톨을 추가로 줘 면역력을 높여준다.생후 일주일부터 두 달까지는 조단백질 함량 24%인 어린송아지 사료와 알팔파를 자유급식하고 생후 두 달이 지나면 구충을 한다. 생후 10개월까지 일령대에 맞는 조단백질 함량의 사료를 구간별로 세분해 조사료와 비율을 맞춰 급여한다.
생후 14~15개월에 첫 수정을 시킨다. 수정 한 달 전부터 임신 준비에 들어간다. 구제역 백신과 설사·호흡기(IBR) 백신, 비칸톨을 주사해 임신하기에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어준다.수정 전 설사와 호흡기 백신을 접종하면 나중에 송아지에게도 항체가 전달돼 건강한 송아지 생산이 가능하다. 억대농장의 송아지 폐사율이 1% 내외로 매우 낮은 것도 수정 전부터 어미소를 관리해 준 덕분이다.
대부분 농장에서는 번식우에게 임신우 사료 하나만 정해 놓고 양만 조절해서 먹인다. 억대농장은 임신기간과 포유기간을 세부적으로 나눠 사료도 교체해 준다. 사료는 적응 기간을 열흘 정도 두고 서서히 교체한다.

 

# 세대 잇는 한우농장 만들자
하늘, 하나 자매의 농장 성적 목표는 1++등급 90% 이상, 평균도체중 550㎏ 이상, 등심단면적 120㎠이다. 장기적인 꿈은 ‘우리나라 최초의 100년 농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버지가 한우 한 마리로 억대농장을 이루었듯 자매는 힘을 모아 100년 가업으로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한의 긍정의 에너지를 품은 젊은 한우리더 K-Farm이 대한민국 한우산업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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