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00일…초기 어려움 딛고
정상화 기틀 마련

도축량·경매마릿수 미흡하지만
출하 농가·차량기사 호평 일색
가파른 성장세 코로나로 주춤
농가·관련단체 관심 아직 낮아

친환경 한우 암소 가격 최고가
타 공판장비해 가격 강세 유지
농장서 공판장까지 거리 짧아
이동 따른 체중감소 거의 없어

이동·분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안전·위생 확보…농가 이익 극대
출하처·농가 장려금제도를 운영
충남 축산인들 ‘축산자산’ 자부

개장 100일을 맞은 대전충남양돈조합의 포크빌 축산물공판장.

 

[축산경제신문 한경우 기자] 대전충남양돈농협(조합장 이제만) 포크빌 축산물공판장(이하 포크빌공판장)이 최근 개장 100일을 넘기면서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정상화의 기틀을 다져나가고 있다. 아직은 도축량이나 경매마릿수가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매인이나 출하농가는 물론 출하차량 기사들로부터 축산물공판장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말 공판업무를 시작한 포크빌 공판장은 양돈농협이 전사적으로 운영하는 축산시설답게 지난 10월말 기준 돼지는 하루 평균 2500여 마리를 도축, 목표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 돼지도축을 개시했을 당시 1000마리였던 것에 비하면 업무개시 10개월 만에 도축물량은 2.5배 늘어났다.

 

문제는 대가축인 한우 및 육우의 도축과 경매. 

도축능력이 하루 300마리인 포크빌 공판장은 지난 7월말 공판개시 첫날 108마리를 도축, 모두 경락되는 성과 거둔 이후 9월 추석명절 대비한 물량축적을 위한 도축 및 경매가 가파르게 상승, 한 달 동안(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0일 작업) 3000마리 이상의 물량을 소화했으나 10월 들어 9월의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축산물의 소비도 둔화되고 있는 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아직 축산농가나 관련단체의 관심과 성원이 뒷받침되고 있지 못한 까닭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크빌 축산물공판장에서 경매되는 지육의 경우 육색이나 스펙이 우수해 거래처에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서영모 포크빌 공판장 중도매인 조합장은 이같이 말하며 그동안 여러 공판장에서 일해 왔지만 이곳처럼 도축 및 경매시설이 현대화돼 출하농가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 곳이 흔치 않다고 말한다. 

특히 경락가격 역시 좋아 최근에는 친환경 한우 암소의 경우 1++A 등급 경락가격이 kg당 3만 1211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형성하기도 했다는 것,

현재 포크빌 공판장의 경락가는 타 공판장에 비해 한우(암) 1+, 1등급 가격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서 조합장의 설명이다.

포크빌 공판장의 이 같은 활성화 기조는 이용 농가나 출하차량 기사로부터 반증되고 있다. 

한우 3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정충섭(43·천안시) 사장은 친환경 한우사육을 통해 거세우 위주로 공판장에 출하하고 있는데 경락단가가 잘나와 매우 만족하다는 입장이다. 

농장에서 공판장까지 거리가 가깝다보니 장거리 운송에 따른 체중감소도 없고 도축 등 처리시간도 짧아 출하하고도 많은 걱정을 했던 부분이 해소돼 참으로 좋다는 정 사장의 자랑이다.

차고지가 전북인 위윤기(48) 출하기사는 많은 공판장을 다녀보지만 이곳처럼 하차 대기시간이 단축되는 곳은 없다면서 포크빌 출하로 농가나 차주의 비용 절감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크빌 공판장을 적극 이용하고 있는 축주나 관계자들은 공판장의 이용 없이 기존 공판장보다 경락가격이 못 미친다느니 도축 및 보관시설 등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입을 모은다.

도축·경매·가공·랜더링까지 일원화된 패커형 축산물 유통시설인 포크빌 공판장을 이용해보면 기존의 경매 및 도축환경이 확연히 차이 날뿐 아니라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 결과적으로 출하 농가에게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포크빌 공판장은 이를 위한 첫 번째 노력으로 시설의 차별화를 도입했다. 국내 최초로 소  사전 냉각터널(섭씨 영하 2도)을 설치, 도축품질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돼지도축 작업을 자동화 로봇으로 설치함으로써 두 절단 또는 복부절개 및 이분도체의 품질 규격화와 도축 능력을 시간당 450마리로 극대화했다.

또 도축→경매→제품 출고까지 자동화, 이송·분류시스템도입으로 접촉에 의한 제품 오염을 최소화했다.  

이 같은 현대식 시설 도입으로 포크빌공판장은 수출검역시행장(소·돼지 지육 및 부산물)으로 지정되면서 제품 판매경로가 확대 및 축산시장 안정화를 도모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생고기(뭉터기살, 육사시미) 생산 가능한 발골 정형실을 설치, 도축당일 생산 후 출고가 가능한 도축 시설도 갖췄다.

특히 자동화 물류창고와 랜더링 시설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덴마크 육류연구소(DMRI)컨설팅으로 유럽형 선진도축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칠링로스(수분감량) 감소를 통한 농가소득 보전 및 제품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시설의 차별화를 이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대전충남양돈농협은 포크빌 공판장이 명실상부한 축산인의 축산자산으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한 이용촉진의 일환으로 출하처를 비롯 출하농가에 대한 장려금제도를 운영하는가하면 공판장 개장 기념 이벤트도 시행, 출하농가 등에 대한 경품(금송아지)을 내걸고 있다.

최근 경기도 북부에서 발생한 ASF 등 가축 전염병 재발방지를 위한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포크빌 공판장은 시행되고 있는 출하장려금 등 이용촉진책이 축산농가나 농·축협에서 주목을 받게 되면 연말이나 연초에는 많은 소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루 평균 소 200마리 이상 경매를 목표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포크빌 축산물공판장은 충남 축산인들이 가꿔나가야 할 축산자산입니다. 지역 양축가나 농·축협에서 이곳을 적극 이용해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뜻있는 양축농가들은 대전충남양돈농협이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양돈농협의 것이 아니라 양축농가에서 지켜야할 ‘우리의 축산자산’이라는 의견과 함께 이는 어려움(구제역 등 가축질병이 발생했을 때)이 있을 때 탈출구가 되는 ‘양축의 보루’ 역할도 수행하는 축산시설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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