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가상현실(VR)이란 컴퓨터로 만든 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인공현실, 사이버공간, 가상세계라고도 한다. 가상현실(VR)은 오랜 시간 다수의 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다.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다만 ICT 기술 및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아 대중화되지 못하다가, 과학이 더 발전하면서 이러한 요건 충족 이후 새로운 영역을 빠르게 구축해 가고 있다.
VR을 활용하면 체험중심의 교육을,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자유로운 방문이 어려운 축사 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공간을 손쉽게 방문할 수 있다. 과거로도 미래로도 자유롭게 갈 수 있다. 강사의 일반적인 수업방식이 아니라 농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 교육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교육 방법은 기존보다 집중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농가나 관련 공무원 교육에 활용하면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가상현실 기법을 적용한 게임에서는 입체적으로 구성한 화면 속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된다. 의약 분야에서는 수술 및 해부 연습에 사용하고, 항공·군사 분야는 비행 조종 훈련에 이용한다. 소방교육이나, 치매 재활에도 활용한다. 소프트웨어개발업체 스위드팩토리는 치매 재활 솔루션을 여행, 게임, 과거회상 콘텐츠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은 화재 현장과 같은 가상현실에서 실제 소방장비로 훈련하는 ‘실감형 소방훈련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코로나로 인해 집체교육 등이 어려운 소방관을 위해 네트워크를 통한 대규모 가상 집체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심리치료에도 사용된다. 에프앤아이는 우울증 검사·교육·훈련을 돕는 ‘마인즈케어 VR’을 개발했다. 우울 증상을 스스로 검사하는 것은 물론,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다. 
VR을 활용한 교육은 축산업계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강원대학교 박선일 교수팀은 농림축산검역본부, 남서울대학교 가상증강현실센터, 이지팜 등과 함께 VR을 활용한 가축방역 및 역학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모션 시뮬레이터 기술을 활용해 필수 조사 사항을 가상현실에서 반복 체험함으로써 업무 숙련과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 VR 제작을 주도하는 남서울대학은 농가의 차단방역 교육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한한돈협회와 함께 구제역 방역을 위한 가상현실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경남 하동에 있는 한돈혁신센터 시설을 가상현실로 그대로 옮겨왔다. 온라인상에서 △축사관리 △농장 출입 및 차량소독 △백신접종 요령 △농장 세척·소독 △구제역 임상관찰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성되면 강원도에 있는 한돈농가가 가상현실 속에서 한돈혁신센터의 특화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축산업계에는 VR 관련 플랫폼과 콘텐츠가 부족하다. 농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높은 가격대와 낮은 정밀도 등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생산자단체는 VR을 활용한 가축 사양·방역 전문가 양성, 농가 교육에 관심을 두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VR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VR 활용 확대를 위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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